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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24 21:47:42

[박현 연재] 전북교육과 IB프로그램. ③ 왜 지금 IB프로그램인가? 혁신학교와 IB프로그램


... 편집부 (2024-03-23 10: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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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과 IB프로그램. ② [ 이전 내용 보기 ]

6. 왜 지금 IB프로그램인가?

“IB는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을 기르는 것, 즉 집어넣는 교육에서 꺼내는 교육으로의 전환”

지식 전수형 교육은 학생들을 예측 가능한 범주에서만 가능하게 하고, 예측을 넘는 나비효과의 영역에서는 무장 해제시킨다. 영화 ‘마션’에서는 화성에 고립된 주인공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물과 식량을 조달하고 지구와 통신할 방법을 찾는 과정이 묘사된다. 생각의 힘을 키우는 교육은 이런 창의성과 생존능력을 키운다. 핸드폰으로 웬만한 지식은 얻어낼 수 있고, 데이터만 충분하면 기계가 학습할 수 있는 시대에 지식 전수형 교육의 종말은 분명하다. 학교에서 선별해서 가르치는 내용이라도 필요할 때 찾아보거나 논리적 사고의 과정을 통해 재현할 수 있다면 족하다. 검색을 잘하는 것과는 달라서, 지식의 상호연계라는 큰 그림을 가지고 무엇을 찾아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는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IB 프로그램은 이에 매우 적합한 교수-학습의 방향성을 갖고 있다. 특히 IB는 사실적 지식을 넘어 개념적 지식을 강조하고 이를 확대(전이)하여, 실생활에서의 맥락에 이를 적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매우 중시하는데, 이러한 학습자의 역량은 결국의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신장시키는데 매우 큰 효과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7. 혁신학교와 IB프로그램

우리 전북은 민주적 자치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혁신학교’라고하는 큰 교육적 성과를 이루어 낸 지역이다. 이러한 성과위에 IB프로그램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이 더해진다면, 균형 잡힌 교육적 성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 혁신학교들의 교육과정 재구성의 노력, 교사교육과정, 학생 참여 중심의 교육활동, 토론·협동·탐구 수업, 생태·환경·마을 수업 등은 IB프로그램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제주 표선지역의 IB프로그램은(생태·환경·마을) 우리 지역 혁신학교들의 기본 가치와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혹자는 우리 지역 혁신학교 마을 교육과정이 더 체계적이라는 평가까지고 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혁신학교를 통해 이루어 낸 변화의 토대 위에 그리고 혁신학교를 통해 성장한 현장 교사들의 열정과 일반화 네트워크 위에 IB프로그램이 같이한다면, 우리 전북교육은 이전보다 더 많이 성숙할 것이라 생각한다.

8. 비판을 위한 비판에 갇혀버린 꽤 괜찮은 교육정책들

IB프로그램이 현재 우리 공교육이 당면한 교육 현안들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능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IB프로그램에 대한 막연한 환상도 가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IB프로그램 자체가 갖고 있는 장벽도 있고, 우리나라 공교육 시스템(입시 제도 등) 과는 아직 많은 부분에서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IB프로그램의 수업 원리와 설계 방식 등은 우리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수업 개선에 참고할만하다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 IB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학교들은 IBO의 인증 자체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IB프로그램의 철학과 수업 원리의 철저한 분석과 제대로 된 탐색을 통해 기존 지식 전달 중심의 수업 개선에 중점을 두었으면 한다. 즉 사업적 또는 정책 성과의 관점이 아닌 수업 혁신의 관점에서 IB프로그램을 접근해야 한다는 말이다. 사업적 관점은 교육청의 관료들이 고민해야 할 몫이고, 우리는 철저하게 학교 현장의 수업과 교육활동에만 관심을 갖고 수업 혁신을 위해 고민했으면 한다.

최근 전라북도교육청이 IB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귀족 교육’, ‘돈 먹는 교육’, ‘똑똑한 아이들만 할 수 있는 교육’ 등 다양한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위의 비판들은 이미 IB를 운영 중인 제주교육청과 대구교육청의 IB 인증학교 사례를 분석해 보면 그게 아니라는 점이 충분히 설명이 된다. 그러다 보니 위의 비판들이 건전한 정책 비판이 아닌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어 매우 아쉬울 뿐이다. 에듀테크, 학력신장, IB프로그램 등 미래를 대비하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전북교육에 애정 어린 비판은 항상 필요하다. 그러나 진영논리에 갇혀 꽤 괜찮은 교육정책들이 비판받고 좌초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아무쪼록 수십 년간 축적되어온 이 프로그램의 교육 방식을 왜곡 없이 바라봐 주길 희망하며, 부족한 사유의 졸문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