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이 전주 동완산동의 곤지중학교와 덕진동의 덕일중학교를 도시개발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21~24일 전문기관에 맡긴 여론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원도심’은 도시의 중심 기능을 수행하던 지역이 사회 여건의 변화, 학생수의 급감, 공공기관 및 주요시설의 이전 등으로 그 중심 기능이 감소한 지역을 말한다. ‘원도심학교’란 원도심 지역 내 학교 중 교육감이 지역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지정·운영하는 학교다(전라북도 원도심학교 운영에 관한 조례).
곤지중과 덕일중은 이른바 ‘원도심’ 지역에 있는 학교다. 전북교육청은 이 두 학교를 포함해 전주에서 8개 중학교를 ‘원도심학교’로 지정해 지원해왔다. 2015년에는 조례도 제정했다.
하지만 도시 외곽에 새로운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학교 신설이 필요해지고, 교육부가 원도심 학교의 폐교·이전을 전제로 학교 신설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전북교육청의 딜레마가 시작됐다.
결국 도교육청은 원도심학교 가운데 가장 학생수가 적은 곤지중(128명)과 덕일중(149명)을 송천동 에코시티와 만성택지개발지구로 각각 이전해 2020년 개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원도심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교육 불균형 심화, 원도심 지역 공동화, 경기침체 등이 주된 이유다. 원도심학교 활성화를 내세운 김승환 교육감의 공약과도 배치된다. 실제로 곤지중학교가 위치해있는 동완산동에서는 지역 주민 1100여명이 이전반대 서명을 지난 5일 전북교육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반대로 도시개발지역 주민들의 학교 신설 요구도 빗발치고 있어, 도교육청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해 인천에서도 봉화초와 용정초, 박문여중고 등이 신도시로 폐교·이전하는 계획이 추진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학교 지역주민들과 의회 등은 “중학교가 이전하면 초등학교도 따라 이전하고, 한두 학교 이전으로 시작해 결국 해마다 한 학교씩 이전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학교는 낙후된 원도심의 마지막 기반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전주 곤지중학교 학생들이 ‘완산동 마을계획 수립 워크숍’에서 자신들의 ‘마을계획’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곤지중 홈페이지.

▲지난해 10월 전주 덕일중학교 학부모들이 ‘학부모 목공교실’에 참여한 모습. 사진=덕일중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