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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교육청은 철저한 진상파악 나서라”


... 문수현 (2017-03-08 15:54:41)

엘지(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특성화고 현장실습 여고생 홍모(19)양 사건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단체들은 전북교육청이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로 실습 나간 학생 수조차 아직까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와 서울 희망연대노동조합, 전교조 전북지부 등은 7일 오전 11시 전주 서노송동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살인적 업무로 홍양이 유명을 달리했다”며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는 망자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LB휴넷)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동대책위)를 결성, 이날 출범을 알렸다.

발언에 나선 김정훈 전 전교조 위원장은 “현장실습업체가 노동조건 뿐 아니라 교육적으로 합당한지 따져보고 매년 재선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홍양의 죽음에) 노동부 뿐 아니라 도교육청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이 공부했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업체에 현장실습을 나가고, 노동이 고통뿐임을 배우는 현장실습은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현장실습 학생이 임금 강탈 대상이나 한 순간의 소모품으로 간주되는 현장실습제도는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묻기에 앞서 노동부, 교육청, 경찰당국이 이 죽음의 진상을 파악하고 다시는 이런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성실한 자세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노병섭 전교조 전북지부 부지부장은 “교사들이 가장 힘든 때가 상담할 때”라면서 “직장인 이전에 학생이자 실습생인 학생들을 좀 더 유익한 자리에 배치하고 배려할 수는 없었는지, 성인도 힘든 그 열악한 환경에 왜 학생을 배치했는지, 그저 저임금노동자로만 학생들을 바라보지 않았는지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노 부지부장은 “우리 학생들이 왜 계속 죽음에 내몰려야 하는지 안타깝다”며 “우리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 앞으로 현장실습에 대해 모든 것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공동대책위는 성명에서 “현장실습에서 특성화고 학생들의 전공은 고려되지 않았고, 실습을 나가서 어떤 일을 겪는지도 관심 밖이었다”면서 “실제로 교육청은 아직까지도 몇 명이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로 실습을 나갔는지, 몇 명이 중간에 되돌아왔는지, 이들이 왜 되돌아왔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문식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홍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45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홍양이 근로한 시간과 임금 수령 내역 등 기본적인 내용이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그동안 전북교육청과 노동부에 내용 파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는데도 움직이지 않다가 이제야 알아보겠다고 한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한 점 의혹이 없이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대책위는 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하는 한편, 민변 변호사와 민주노총 노무사 등이 참여하는 법률지원단을 꾸려 유가족을 위한 법률지원에 나섰다. 또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 앞에 추모공간을 마련해 유지하기로 했다. 오는 17일 저녁에는 추모문화제를 연다는 계획이다.

한편 엘지유플러스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LB휴넷은 홍양의 죽음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홍양의 죽음과 노동환경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현장실습 1주일 전 홍양과 학교, 회사가 체결한 현장실습협약서와 근로계약서의 근무조건이 서로 다른 점에 대해서도 “현장실습협약서에 3개월 수습기간을 명기하지 않아 발생한 착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