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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이숙희 개인전 ‘동행’


... 문수현 (2017-04-03 22: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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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이숙희(사진)의 18번째 개인전 ‘동행’전이 4월 6~19일 전주 진북동 우진문화공간에서 열린다.

이 작가는 줄곧 풍경을 그려왔다. 늘 그래왔듯 이번 전시에도 들꽃과 풀, 나무와 숲을 비롯한 자연풍경을 그렸다. 다만 이번엔 식물뿐 아니라 새와 사람, 벤치와 건물, 가로등과 달 같은 사물들이 전보다 많아졌다. 전시회 주제인 ‘동행’ 곧 ‘함께 가는 길’을 강조하기 위함일까?

작가의 표현으로는 “살아가는 거리의 풍경, 거리에 있는 나무 풍경을 그렸다. 과거엔 자연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자연이 내게 들어온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일까. 이번 전시의 주제작은 ‘꽃길’이다. 진달래 산을 화폭 가득 그려 넣은 작품이다. 온통 활짝 핀 진달래 숲 끝에 사람 몇을 작은 점처럼 ‘찍어’ 넣었다. 작가는 작품에 “우리의 삶이 문제도 많고 힘들지만 서로 격려하고 힘이 돼주는 아름다운 꽃길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작가는 “내 그림을 보고 사람들이 편안하고 행복하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주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행복은 큰 데서가 아니라 소소한 게 쌓여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멋진 나무보다는 흔한 ‘잡목’이 더 많이 등장하고, 삐뚤삐뚤하고 못나 보이지만 모여 있으면 아름다운 것은 바로 그 때문일 듯하다.



▲동행-나무, 달 ,별 1·2, 22.63×38cm, Oil on canvas, 2017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내가 살아오면서 마주치는 소소한 풍경들은 나의 삶에 자양분을 공급해주는 고마운 친구들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을 토닥여주는 싱그러운 봄날의 연둣빛 새싹, 따뜻한 햇살을 머금은 아기자기한 소품가게 그리고 자그마한 정원, 산책길에 만나는 귀여운 참새들과 밤하늘의 달과 별, 한결같으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나무, 그리고 이름 모를 풀꽃들, 이처럼 평범하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풍경들이 내겐 아주 소중하고 특별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것들을 선물로 받아들이고 감사해한다. “오늘도 내가 살아있기에 느낄 수 있는 이 소중한 선물에 깊이 감사하며 그들의 사랑스러운 특성들이 나에게 학습장이 되고 행복을 안겨준 것처럼 나도 행복을 나누는 화가이길 소망한다.”


▲동행-둘이서 1, 80.3×116.8cm, Oil on canvas, 2017

한편 작가는 주위에서 “예쁘고 아름다운 그림만 그리느냐”는 일종의 핀잔이 있음을 의식하고 있다. 작가는 그걸 부인하진 않는다. 다만 풍광이나 아름다움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고, 추운 겨울과 모진 비바람을 겪은 뒤라야 나타날 수 있다고 믿는다. 여린 것 이면엔 생명의 강인함이 있다는 것이고, 작가는 나름대로 피어오르는 생명을 묘사한다는 것이다.

이숙희 작가의 풍경화는 사실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논쟁적이다. 작가 자신의 말로는 “내 그림이 아주 사실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표현이 아주 사실적이진 않다. 풍경그림은 자칫 평범해질 수 있다. 쉬운 거라고들 생각하지만, 진부한 풍경이 아닌 신선하고 독특한 풍경을 그리기는 결코 쉽지 않다.”


▲동행-겨울나무, 40.9×27.3cm, Oil on canvas, 2017

그뿐이 아니다. 작가는 밑색을 안 그리고, 캔버스의 흰 바탕을 활용한다. 또 유화물감을 사용해 얇게 여러 겹 덧칠한 효과를 내기 좋아한다. 그래야 풍성하고 색감도 좋기 때문이다. 유화물감이 아크릴물감보다 더디 마르지만, 아주 마르기 전에 덧칠해야 자신이 바라는 느낌을 담을 수 있다.

작가 자신의 표현을 인용하면 “나는 물감을 두텁게 발라 마티에르를 살리기보다 얇게 펴 바르고 마지막에 세필작업 하는 걸 선호한다. 유화지만 수채화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거리풍경-가을, 91×40cm, Oil on canvas, 2017

작가는 매 작품에 최선을 다한다. 처음 자세로 성실하게 하겠다는 마음을 매번 다진다. 그런 그의 바람은 ‘행복을 나누는 화가’가 되는 것이다. “정겹도록 고운 나무와 꽃들, 풀잎, 아침햇살 들을 통해... 그리고 사랑스러운 가족, 벗, 이웃들과 함께.”

이숙희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서양화 전공)를 졸업했다. 2006년 전북예술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래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전주, 군산, 서울 등지에서 개인전을 가져왔다. 또 한일미술교류전, 부산국제아트페어초대전, 전북미술비전과 가능성전, 꽃보다 그림전, 전북미술의 오늘전, 대한민국 젊은작가 초대전, 전주이야기전 등 단체전과 초대전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있고 전주이야기전, 노령전에 참여하고 있다.


▲동행-나무사랑 162.2×130.3cm, Oil on canvas,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