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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사회적 교섭 약속 뒤엎어”


... 문수현 (2017-04-14 16: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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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전주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과 관련, LG유플러스가 ‘사회적 교섭’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고 시민사회단체가 밝혔다(사진=LG유플러스 홍보 문구).

단체들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약속한 교섭 참석을 하루 앞둔 13일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노동자들의 잇단 사망에 대한 회사 측의 사과를 기대했던 유가족과 대책위는 크게 실망했다.

LG유플러스고객센터(엘비휴넷)현장실습생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전북)와 LG유플러스고객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노동자 사망사건 대책회의는 “책임 회피이자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라고 규탄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이번 교섭은 애초 대책위와 LB휴넷의 만남으로 예정됐다”며 “LG유플러스는 교섭 참가를 약속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LB휴넷의 책임자급 관계자는 이날 교섭이 예정됐었고 무산된 사실까지는 시인했지만 무산된 이유에 대해서는 “대책위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대책위는 유가족으로부터 교섭에 대한 위임을 받아 “회사가 연이은 죽음에 대해 사회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해왔다. 대책위는 지난 7일 국회를 통해 LG유플러스와 LB휴넷에 사회적 교섭을 제안했고, LG와 LB 모두 참석하겠다는 입장이 전달됐다.

그러나 14일 오후3시로 예정된 교섭을 하루 앞두고 LG가 교섭에 불참한다는 내용을 국회를 통해 전달받았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유족에게 사과조차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고, 책임을 수탁사인 LB휴넷에 떠넘기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라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14일 성명을 통해 “LG유플러스가 아무리 꼬리를 자르려고 해도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고객센터 내 반노동, 반인권적 폭력은 LG유플러스가 고객센터를 평가하는 지표, LG유플러스가 고객센터에 강제로 할당하는 상품 영업 목표, LG유플러스가 매일 고객센터에 내려보내는 프로모션 공지 쪽지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고객센터는 콜(call) 수를 채우지 못한 상담사들에 대해 인센티브 평가에서 감점을 줬다. 일간·주간·월간 단위로 실적 순위를 매기며 노동자들을 압박했다. 실적을 기준으로 노동자들을 10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인센티브를 차등지급했다. 상품 영업 실적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퇴근 후 녹취듣기와 빽빽이(깜지) 쓰기 같은 벌칙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다”면서 “노동학대의 주범은 LG유플러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머리도 몸통도 꼬리도 바로 LG유플러스다. 이런 와중에 교섭에 불참한 LG는 오히려 자신의 죗값만 키우는 셈이다”라고 경고했다. 또 “양심이 남아 있다면, 염치가 있다면 고인과 유족에게 석고대죄하고 사회적 교섭에 응하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대책위는 14일 오후 전주 고객센터 앞에서 3차 추모문화제를 열어 LG유플러스를 규탄했다.

LG유플러스 전주 고객센터[콜센터]에서는 3년 새 두 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이 남긴 유서와 증언 등에 따르면, 업무스트레스와 실적압박이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2014년 민원팀장으로 일하다 명을 달리한 고 이문수 씨는 회사가 시간외수당과 인센티브를 착복하고 노동자들을 과도하게 착취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유서에 “회사는 거대한 사기꾼 같다”고 썼다. 지난 1월 숨진 특성화고 학생 고 홍수연 씨는 이른바 ‘욕받이’ 부서인 SAVE부서에서 해지방어와 상품판매를 동시에 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