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을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전북교육청이 “입으로만 청렴을 외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익산시 교장과 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이 제주도로 관광성 연수를 가려다 언론보도 후 취소했고, 도교육청은 교원들의 취미활동에 해마다 수천만 원의 혈세를 대고 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11일 논평을 통해 “김승환 교육감은 부정청탁금지법이 생기기 이전부터 ‘껌 한통도 주고받지 말라’는 등 늘 청렴을 강조해왔다”면서 “그런 전북교육청이 학교장의 관광성 연수에, 심지어 직원들의 취미활동까지도 국민세금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입으로만 청렴한 전북교육청’, ‘교육감만 청렴’이라는 비아냥을 듣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전북교육청은 교직원의 취미활동에 교육청 예산을 쓰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올해 스포츠, 취미, 봉사 등의 각종 동호회 20개를 선정해 동호회 당 기본 150만원에 추가로 200만원까지 총 5190만원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6900만원을 지원했다. ‘교직원들의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정감 넘치는 직장분위기 조성에 기여’한다는 게 목적이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이에 대해 “교직원의 스포츠 및 취미 활동은 당연히 필요하고 권장해야 하지만 꼭 학교의 아이들에게 써야 할 교육청의 예산으로 지원해야만 하는가”라고 의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전교조 전북지부는 전북교육청과 정책업무협의회를 통해, 직무와 직접 연관성이 없는 동아리(동호회)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사적 활동인 스포츠와 취미 활동까지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는 행태가 전북교육청에서조차 여전히 이루어지는 점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직장동호회 예산 지원 문제를 몇 년째 도교육청에 지적했지만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한편 익산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학교의 교장과 익산교육지원청 관계자 등 26명은 10~13일 3박4일 동안 제주도로 관광성 연수를 떠나려다 언론사 보도가 있자 취소했다. 제주지역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우수사례를 학습하는 게 목적이지만, 낮 시간 대부분 일정이 관광으로 짜여졌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이러한 관광성 연수를 교육청이나 학교 예산으로 계획한 자체가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시기도 학생들의 수업이 이루어지는 학기 중인 것은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 “이런 관광성 연수가 올해가 처음이 아니며, 전북의 많은 시․군교육지원청에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전북교육청이 얼마 전 다녀온 ‘해외 혁신교육 탐방연수’도 이름과 달리 ‘유공교원 표장’ 내지 ‘교육전문직 해외나들이’의 성격이 짙었다는 지적이다.
연수일정표에 나이아가라 문화탐방 등 혁신교육과 무관한 관광상품이 버젓이 들어있는 데다가, 연수생 43명 중 혁신학교 해당자는 44%인 19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24명(56%)은 유공 교원과 인솔자였다. 더욱이 유공 교원과 인솔자 중 14명(전체의 33% 해당)은 교육전문직으로 채워졌다. 연수 지역인 미국이 전북교육청이 주창하는 혁신교육과 어울리는지에 대한 의문도 일었다.
김재균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은 “교육예산을 눈 먼 돈처럼 마음대로 쓰면서 부족한 교육예산 타령을 한다면 어느 누가 동의하겠나”라면서 “도교육청과 교육지원청, 학교들에서 이루어져온 그릇된 관행에 대해 철저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