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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문화고, 내신관리 논란 결국 책임은?


... 임창현 (2017-07-07 12:06:33)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위법적 내신관리가 결국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위법적 내신관리에 대해 전북교육청은 몰랐다고 주장한다. 교육부는 전북도교육청에 "오래전부터 시정하라"고 요구했다고 하니 전북교육청이 몰랐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꼭 법을 해석하지 않아도 똑같은 교과서, 같은 내용의 수업에는 공통평가라는 상식적인 개념 조차 몰랐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전북도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 제6조(지도·감독)’의 책임을 다하지 못함으로써 전통고 위법적인 내신관리로 발생한 학부모들의 갈등에 원인을 제공했다는 책임을 모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전북교육청 담당 장학사는 이수단위가 동일한 상태에서 분리산출을 정당화하기 시키기 위해 생활기록부 관리 지침서의 예외적용 항목을 잘못해석하고 “이수과정을 달리하면 가능하다”고 주장을 내놓았다. 결국 ‘위법적인 내신관리' 상태로 ‘위법적인 교과과정운영’을 방안이라고 제시해 학교 현장의 혼란을 더 키웠다.

학교는 교육부의 시정명령으로 바로잡았던 내신관리를 다시 분리산출을 재시도 하다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시험문제를 달리내면 분리산출이 가능하다”는 엉터리 주장으로 사제지간의 불신감까지 조장되었다.

급기야 학교의 공예디자인과 전체 학생인 57명이 학교의 오락가락 행정에 제동을 거는 서명운동에 나서게 되었으며 위법한 내신관리로 인해 2015년도 ~2016년도의 왜곡된 내신성적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임에도 하위등급을 받은 피해학생들의 생활기록부 학적기록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하게 이르렀다.

반면에 위법적 내신관리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임에도 상위등급을 받은 학생들의 학부모들은 2016년도까지 유지되어 왔던 분리산출을 계속 유지할 것을 주장하는 내용으로 7월 4일 전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게 됨으로써 갈등이 학교 밖으로 증폭된다.

이들은 “학생 선발 때 공예디자인학과는 중학교 내신의 비중이 높다” 면서 “공예디자인과 학생들의 내신을 높여주는 들러리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또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학교로 이동해 ‘전공별 내신관리’가 안내 되어 있는 학교홍보물을 근거로 “내신분리산출약속을 이행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자녀들이 수업중인 학교에서 항의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학부모들의 주장처럼 학교 입학전형에는 공예·디자인과 내신 비중은 80%, 한국회회과는 70%, 음악과는 40%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 학교 교육과정의 실기 비중도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도 되었지만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 되었다. 학교 시간표를 확인해본 결과 일반고는 이수단위가 같기 때문에 과별 실기비중은 동일에게 적용되고 있었다.

분리산출로 되돌릴 것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내세운 학교 홍보물의 ‘전공별 내신산출’이라는 표현에도
이를 근거로 삼기에도 함정이 있다. ‘과별 내신산출’이 아닌 ‘전공별 내신산출’로 표기 되어 있다. 그래서 회화과 학생의 대다수의 재학생들이 회화과 특성에 맞는 전공을 무시하고 대학진학에서 공예디자인과 관련 전공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전공별 구분’에 의해 과별 구분 없이 공예디자인과와 회화과의 동일전공 학생들은 ‘통합산출’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원칙대로 통합산출을 요구하는 학부모측은 "이런 내용을 사전에 알았다면 한국전통문화고에 보내지 않았을 것, 한국회화과가 학생들 대부분이 실제 과특성과 다르게 전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엉터리 문구에 지나지 않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식문서인 입학요강내용에서 ‘일반고’라고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에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내신관리가 되고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고 분리와 통합산출에 대한 정확한 이해나 정보를 알지 못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히려 학교가 분리산출 하고 있다는 사전 정보를 파악하고 대학진학에서 공예디자인 전공을 희망하면서도 회화과를 입학했다면 지금까지의 위법한 내신관리의 허점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예술고와 전통고 입시를 사전에 체계적으로 준비해주는 사교육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학교의 공교육이 사교육에 의해 농락당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는 대목이다.

그래서 공예디자인과 학부모들도 7월 6일 전북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위법한 내신관리로 허점을 노려 편법이 난무한다면 정유라 입시부정과 무엇이 다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것이 바로 교육적폐이며 청산되어야 한다”는 입장으로 ‘내신분리산출’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주장과 이를 방임한 교육당국을 강경하게 비판했다.

공예디자인과 학부모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예술계 일반고등학교에 맞는 과별운영”을 위한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특수목적고와 다르게 일반고등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6조의3제1호에 ‘특정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일반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고등학교’라고 정의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고 규정에 맞게 공정한 내신관리가 되어야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와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다”며 “대학전공과 진로에 상관없이 한국전통문화예술을 다양하게 섭렵한 인재육성”, 이를 기반으로 “대학 수시중점의 진학정책과 지도”를 제안했다.


(사진 설명)전통고 공예디자인과 학부모들이 7월 6일 오전, 전북도교육청 기자실에서 "불법적인 분리산출, 내신왜곡 피해학생 구제하라!"는 내용으로 입장을 발표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