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LOGO
최종편집: 2025-06-06 02:37:58

학폭피해 유족에 “문제 있으면 고발하라”


... 문수현 (2017-10-18 22:58:04)

학교폭력을 겪다 자살한 전주 서곡중 A양의 아버지 B씨는 지난 13일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면담했다. 자식을 잃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재발방지 대책과 사과의 말을 듣고자 했지만, 김 교육감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아직 판결이 안 나왔다.” “문제가 있으면 형사고발하라”였다.

이에 대해 A양의 아버지가 “아이가 죽었는데 법의 잣대만 들이대더라”며 분통을 터트린 것은 물론, 그런 얘기가 알려지자 “그게 교육감이 할 소린가”라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교육NGO인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는 18일 성명을 내고 “김 교육감은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단체는 김 교육감을 향해 “학교에서 학생과 교사가 생을 달리하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도 아직껏 이렇다 할 사과 한 마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족을 잃은 유족의 마음에 공감하며 어루만지는 것이 먼저일 터인데, 면담을 통해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요구한 유가족에게 ‘아직 판결이 나온 상황이 아니다’, ‘문제가 있으면 형사고발하라’는 답변을 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설사 법률적으로는 교육감 자신에게 직접 책임이 없다 할지라도 전북 교육계 수장으로서 유족에게 할 답변으로는 전혀 온당치 못하다”고 했다.

앞서 지난 13일 김승환 교육감은 숨진 A양의 아버지를 비공식 면담한 자리에서 “전주에서 숨진 A양과 정읍에서 숨진 B양의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아직 판결이 나온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교육감은 이어, 해당 학교가 사고를 은폐·축소하려 한다는 의혹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형사고발을 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의회 장명식 교육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서곡중을 현장방문한 자리에서 “전북 교육의 수장으로서 피해자 아버지에게 ‘문제가 있으면 형사고발하라’고 말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형사적인 책임은 가해 학생이 지지만 도의적인 책임은 누가 지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새전북신문 보도).


▲지난 3월 15일 전북도의회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고와 관련해 최영규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김승환 교육감. 책임 당사자 중 한 명인 김 교육감은 "홍양의 사망과 업무의 연관성이 드러나면 지원하겠다"며 '책임' 언급을 일체 하지 않았다.

최근 전북에서는 LG유플러스 현장실습생 자살, 부안여고 학생 성추행, 부안 상서중 교사 자살, 전주서곡중 여학생 투신자살, 정읍 학산중 여학생 투신자살 등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김승환 교육감은 현장실습생 홍양 사망사건과 관련해서도 전교조와 민주노총 등이 “회사와 노동부뿐 아니라 도교육청도 책임이 있다”며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할 때도 현장실습과 학생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또는 개연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과를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