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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오·김연경 2인전 ‘귓속말’


... 문수현 (2015-04-22 16:31:27)

김시오·김연경 두 젊은 여성화가가 전시회를 연다.

두 화가는 23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2주간 전주 우진문화공간에서 2인 기획전 <귓속말>을 연다.

어렵게만 여겨지는 그림에 대해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귓속말하듯 쉽게 이야기해준다는 의미를 전시제목에 담았다.

김시오 작가의 전시주제는 ‘우리집’이다. 작가노트에는 “어디든 나의 집이 되었지만 어디도 나의 집이 될 수 없었다”는 독백이 담겨있다. 집은 안정과 보호를 주는 공간이지만, 작가는 그런 공간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집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시오, 집2)

그래서 작품에는 사람이 등장하지 않고 특징이 없는 집들이 많다. 작가는 여행 중 숙소를 옮길 때마다 “집에 가서 쉴래.” 하고 말했지만 그 집들은 짧게 그의 집이다가 떠나면 그의 집이 아니었다. 작품들의 모티브는 그 같은 여행에서 탄생했다.

김시오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모두 19작품을 내놓는다. 그 가운데 7작품은 종이에 연필 드로잉이고, 다른 12작품은 캔버스 그림이다. 12작품 중 다섯 작품과 일곱 작품이 각각 독립된 시리즈다.

작가는 전시기획자의 제안을 받고 이번 전시작품들 아래 하나하나 짧은 글들을 덧붙였다. ‘귓속말’이라는 전시제목의 취지에 걸맞게 관람자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김시오, 우리집7)

김 작가는 “그림 밑에 넣은 텍스트는 그림을 보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힌트나 지표가 될 수 있다”며 “그 힌트를 읽어서 그림이 하려고 하는 얘기를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한성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다. 전주에서는 지난해 개인전 <숨바꼭질하는 방>展을 시작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연경 작가는 사람의 몸을 가진 개의 얼굴을 그렸다. 전시주제는 ‘Black Dog’다. 영어 Black Dog의 뜻은 우울증이다. 김 작가는 유화 8점과 동화 1편을 건다. 동화의 제목 역시 ‘Black Dog’다. 부제는 ‘Blush like a black dog’, 곧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연경, BlackDog)

김연경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인간과 개의 관계는 가장 친밀한 공생관계이고, 인간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는 듯한 개들의 얼굴 앞에서 인간은 가장 솔직해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며 “나는 개의 머리형상을 빌려와 의인화함으로써,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고독한 우리 인간의 삶을 솔직하게 표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작가는 “나의 그림을 보는 관람객들이 인간과 개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또 겉으로 화려하게 치장된 우리 인간들의 내면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림과 함께 전시하는 동화 ‘Black Dog’에서 개는 계속 버려지고, 사람의 품에서 죽고 싶어 하지만 결국 그러지 못하고 쓸쓸히 생을 마감한다. 작품의 부제는 그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다.

김연경 작가는 전북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동 대학원에서 수학하고 있다. 2013년 이후 개인전 ‘비밀친구’ ‘Black Dog’를 열었다.


(김연경, BlackDog)

우진문화공간 전시기획자 하유진씨는 “관람객들이 그림 속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는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관객과 소통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학생들이 많이 관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