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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진보는 김승환 때문에 망해간다?


... 임창현 (2015-04-24 12:06:29)

비정규직 노동자 인권운동에 몸담고 있는 한 활동가는 “전북의 진보는 김승환 교육감 때문에 망해간다”는 푸념을 늘어놓았다.

작년 초 진보교육감 추대위가 주관한 토론회에서 전북민주노총 모 간부가 김승환교육감의 비정규직 대량해고 조치에 대해 '해고가 아니라 계약만료'라던 김 교육감의 입장을 두둔한 발언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김승환 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학교비정규직을 폄훼하는 글을 다수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 대학 교육대학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또 다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폄훼성 발언을 늘어 놓았다는 것이 강연 녹취록에서 확인된다. 이날 강연회를 주최한 대학에서 김 교육감 강연회에 불참시 장학금 지급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지를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진보세력을 자처하는 대다수의 인사들이 김승환 교육감의 잘못된 행동을 비판하거나 견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홍위병을 자처했다. 과연 전북의 진보를 진짜 진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논란이 있고 1년이 지난 후에 김승환 교육감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편성 거부라는 논란을 일으킨다.

김승환 교육감은 어린이집에 대한 예산 지원 관렵법이 상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를 든다. 이 말은 지원 근거가 되는 관련법령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표현이다. 결국 법이 자신의 판단과 다르기 때문에 지원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말이다. 그러면서도 전북교육청은 타 중앙부처가 관리하는 기관이나 교육예산과 관련 없는 시민단체의 행사에까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승환 교육감 지지자들은 “박근혜가 잘못하고 있는 건데 왜 김승환 교육감에게 항의하는 거냐”라는 주장을 펼친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SNS 등에서 어린이집연합회를 어버이연합류의 집단이냐는 식의 비아냥까지 서슴치 않는다.

이에 대해 현직 교사인 박모 교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1979년 YH사건에서 김경숙과 노동자들의 신민당사 농성을 예로 들면서 “김승환 교육감을 지지한다고 해서, 가서 박근혜하고 싸우고 새누리당으로 가라, 이런 말 하는 인간들은 정말 웃기는 인간들이지요. 단언합니다. 사이비 진보입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YH사건 이외에도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던 활동가들이 신민당 당사를 점거하는 경우가 많았다. 신민당 관계자들은 점거농성 중인 이들에게 박정희 대통령과 싸우지 여기 와서 농성하느냐고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에 당 총재 김영삼은 "여러분이 마지막으로 우리 당사를 찾아 준 것을 눈물겹게 생각한다"며 "우리가 여러분을 지켜주겠으니 걱정말라"고 노동자들을 위로했다.

그러나 김 교육감의 재임기간 동안 전북의 일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나 회원들이 보이고 있는 행동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지키고자 노력했던 진보의 가치를 김승환 교육감 지키기로 대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그가 어떤 행보를 하건 어떤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건 맹목적으로 옹호하고 지지를 보낸다. 진보적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되어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