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들의 학교 내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들을 속여 억대의 돈을 가로챈 뒤 도박에 탕진한 교사가 경찰에 입건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13일, 자녀를 미국과 캐나다 어학연수 캠프에 보내주겠다고 속여 올 4월부터 최근까지 학부모 40여명으로부터 100~200만원씩 총 1억여 원을 받아낸 혐의(사기 등)로 전주 모중학교 체육교사 김모(2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올해 3월부터 이 학교에 부임해 근무하던 중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여자친구의 계좌를 통해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입금 받았고, 이 과정에서 학부모들에게 직접 전화를 거는가 하면 학교장 몰래 ‘학외선진문화체험’이라는 가정통신문까지 꾸며 학부모들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경찰에서 학부모들에게서 받은 돈을 스포츠 토토와 불법 인터넷도박 사이트 등에서 탕진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지난해에도 지인들로부터 3억여 원을 빌려 도박에 탕진해 도박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범행은 여름방학이 시작됐는데도 해외캠프에 대한 안내가 없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학부모들이 학교에 문의하면서 들통이 났다. 결국 김 씨는 11일 경찰을 찾아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심적 압박이 커 자수한 것 같다”며 “조사과정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가 사용한 계좌를 압수하는 한편, 피해 학부모들을 상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으며 일부 변제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12일 해당 학교를 상대로 감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