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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세밑 훈훈하게 달궈


... 허숙 (2015-12-30 15: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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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세밑을 훈훈하게 달궜다.

30일 오전 9시 53분.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40~50대 중년 남자의 목소리로, 통화 내용은 “가로등 숲 안에 있으니 가져가시고,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주세요”라는 딱 한 마디였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중년 남자와 통화내용에 따라 확인해보니 기부천사 쉼터 내 화단 앞에 A4용지 박스가 놓여 있었고, 상자에는 5만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들어있는 돼지저금통 1개가 들어 있었다. 금액은 모두 5,033만9,810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천사가 남긴 편지로 보이는 A4용지에는 컴퓨터로 타이핑한 큰 글씨체로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써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준 이 성금은 사랑의 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중노2동주민센터에 보낸 뒤 사라져 불리게 된 이름으로,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로 남몰래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목소리가 40~50대 남성으로 추정된다는 사실 외에는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는 천사가 올해로 16년째 총 17차례에 걸쳐 몰래 보내 준 성금은 총 4억4,764만1,560원에 달한다.

얼굴 없는 천사가 오갔을 주민센터 주변에 기부천사 쉼터를 조성해 준공식을 앞두고 있으며, 옆 대로는 ‘천사의 길’, 인근 주변은 ‘천사마을’로 이름이 붙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