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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과 민중의 선택


... 편집부 (2016-04-18 11: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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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4·13 총선이 끝났다. 이번 총선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에 대한 심판의 결과로 나타났다. 국민은 박근혜 정부의 독재회귀와 반노동자-반서민 정책 일변도에 대해 엄중한 질책을 하였다. 박근혜정부의 총선 목표 중 하나였던 노동개악 강행에 대해 노동자가 울린 조종이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및 세월호 진상규명 외면 등 현 정부의 오만과 독선에 민중이 내린 심판이다. 지난해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과 11·14 민중총궐기로부터 시작된 거대한 민중의 저항이 선거 결과로 드러난 것이다.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는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이상의 재벌-사용자 위주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

민심은 새누리당과 박근혜정권의 폭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무능한 더불어민주당에도 준엄한 경고를 하였다. 비록, 수도권 및 영남에서 예상보다 많은 123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켰지만,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호남에서 불과 3명밖에 당선되지 않은 현실은 박근혜정부에 제대로 맞서지 못한 무능과 지역기득권에 빠져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오만에 대한 결과다. 하지만, 국민은 다시금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의 역주행을 막을 수 있도록 방패가 되어주었다. 민주당이 또다시 노동자-서민을 대변하지 못한 채 실망을 안긴다면 그 실망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20대 총선의 최대 수혜자는 국민의당이었다. 국민의당은 정당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2등을 차지하였고, 호남에서는 28개 선거구 중 무려 23개 선거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로 인해, 서울 2명을 포함하여 총 38명의 국회의원을 보유한 명실상부한 3당으로서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명확히 민심이 국민의당에 요구한 것은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에 맞서 노동자-서민의 편에 서서 이해를 대변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야권단일화를 거부하여 새누리당에 33명의 국회의원을 더 안긴 그 책임에 대해서 절대 망각해서는 안된다. 국민의당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이러한 민심을 왜곡하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민심은 그 지지를 철회하고 배신의 정치에 대해 철저히 응징할 것이다.

진보정치는 사상 최악의 상황이 우려되었다. 2012년에는 야권단일화로 인해 13명의 국회의원이 당선되었으나, 이번에는 야권단일화가 거부되었다. 거기에다가 정의당, 민중연합당,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정당이 총선에 모두 참여했다. 하지만, 박근혜정부에 맞선 민주노총을 위시한 민중진영의 물러섬 없는 투쟁과 민주노총의 결집이 최악의 상황은 면하고, 진보정치의 불씨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전북지역의 정치지형도 변화가 있다. 보수화경향이 더 강화되었다. 19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9명, 통합진보당 1명, 무소속 1명이었으나, 강동원 의원과 유성엽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여 11명 전원이 민주당 소속이었다. 이후,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을 설립하며 2명이 국민의당으로 이적하여 2:9의 비율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 4·13 총선에서는 20년 만에 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되었으며, 국민의당이 7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게 되어, 더불어민주당은 2명만을 보유한 소수정당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는 지역의 권력을 오랫동안 독식하며 민심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민주당에 대한 준엄한 평가의 결과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또다시 더불어민주당의 전철을 되밟는다면 4년 후 여론의 향배는 다시금 국민의당에 등을 돌릴 수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당선자들은 이제 단꿈에서 벗어나 총선기간 동안 지역주민들을 만나며 약속했던 공약들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민주노총전북본부는 총선기간 동안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반드시 실현해야 할 노동의제 및 10대 지역의제를 선정하고, 후보들의 실천 여부를 묻는 정책질의사업을 전개하였다. 정책질의사업 이외에도 기자회견 및 성명서, 집회, 천막농성을 통해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요구를 알려나가고, 의제실현을 위해 20대 국회의원들이 노력할 것을 당부하였다.

민주노총의 주요 요구는 노동개악 입법중단,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재벌에 대한 사회적 책임 부과이다. 또한 지역 10대의제는 전라북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중교통 공공성 확대, 화학물질 관리와 알 권리 보장,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지원, 직업환경의학과 진료시설 개소, 무상급식 확대, 어린이집 현황 실태파악 및 개선, 직장어린이집 의무설치 사업장 관리, 국공립 의료시설 지원, 특성화고 현장실습 실태 파악 및 개선 등이다. 하지만, 많은 후보들이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정책에 대해 답변을 회피하였다. 답변을 해 온 후보 중 당선자는 이춘석, 안호영, 유성엽, 이용호 등 4명에 불과하다.

민주노총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버스공영제운동본부, 사드 반대 전북대책위, 진보정치실현 총선전북공투본도 각 의제에 대한 정책질의사업을 전개하였으나, 사정은 마찬가지다. 버스공영제운동본부는 정운천, 이춘석, 안호영, 이용호 등 4명이 참여했으며, 총선공투본은 유성엽 1명에 불과하다. 사드 반대 전북대책위는 유선 답변을 포함하여 김광수, 이춘석, 김관영, 유성엽, 안호영, 이용호 등 6명이 참여했다. 실망스럽다. 지역현안문제를 외면하고 오랫동안 지역에 복무한 시민사회단체의 질의를 묵살하는 것은 이명박·박근혜정부 8년 동안의 불통과 독선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20대 국회의원 당선자와 정당들은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국민들이 왜 당신들을 선택하였는지.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가만히 있으라.’와 같은 일방적인 명령을 듣기 싫고 따르기 싫다는 뜻이다. 그리고, 더 이상 재벌들을 위해 노동자-서민이 희생당하는 정치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더 이상 독재를 향해 줄달음질치는 정치를 거부하겠다는 뜻이다. 20대 국회에서는 이성과 정의가 바로 서는 정상적인 사회가 정착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