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전북본부 출범 20주년과 한일노동자교류 20주년
- 김연탁 (민주노총 전북본부 사무처장)
민주노총전북본부는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2박3일 동안 민주노총전북본부 출범 20주년과 한일노동자교류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민주노총전북본부, 일․한민주노동자연대, 아세아스와니동지회 등 세 조직이 조직위원회를 구성하였고, 민주노총전북본부 조합원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아세아스와니동지회 회원, 한일노동자교류 참가자 259명이 조직위원으로 참여했다. 민주노총전북본부 초대 본부장인 염경석 지도위원을 조직위원장으로 추대하였다. 그리고, 일본노동자 20명이 방문하여 2박3일 동안의 일정을 함께 진행했다. 첫째 날인 5월 31일에는 민주노총전북본부 출범 20주년 기념 좌담회와 기념식, 축하연이. 둘째 날은 한일노동자교류 20주년을 기념하여 한일노동자토론회와 선언, 한일노동자연대의 밤이. 셋째 날은 열사마당으로 진기승열사 2주기 추모제 참석과 조문익열사 추모식으로 진행되었다.
민주노총전북본부의 출범은 어용노조를 넘어서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으로 1994년 10월 19일 전주가톨릭노동자센터에서 15개 단위노조 대표들과 간부들이 모여서‘민주노총 건설을 위한 전북지역 추진위’를 결성하고 민주노총건설활동을 대중적으로 전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1995년 11월 11일 민주노총 창립 후, 1996년 2월 10일 34개 노조 8,461명으로 출범하였고, 96-97년 노동법․안기부법 총파업을 경과하며 51개 노조 13,231명, IMF 경제위기 직후인 2000년에는 70개 노조 22,142명, 그리고 출범 20주년인 올해에는 35,902명으로 명실공히 전북지역 최대 노동조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전북지역 내 각종 노동, 농민, 시민, 사회 의제에 적극 연대하며, 지역 진보운동의 중심축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다.
특히, 한일노동자교류 20주년 행사도 함께 진행되어 의미가 컸다. 한일노동자교류 20주년을 맞아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은 지난 20년의 연대의 성과를 함축하는 의미가 있다.
한일노동자교류는 1989년 아세아스와니 자본의 일방적인 폐업과 자본철수에 항의해 일본원정투쟁을 전개한 아세아스와니 노동자들과 일본노동자들의 연대투쟁에서 기원이 되었으며, 1991년 일본노동자들의 첫 방한 이후 26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민주노총전북본부가 1996년 출범하면서 민주노총전북본부-일한민주노동자연대의 교류가 20주년을 맞이하였다.
한일노동자들은 지난 20년 동안 매년 한 주제를 선정하여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모색해왔다. 논의주제는 미군기지 및 평화, 환경, 에너지, 사회공공성, 빈곤, 노동운동의 전망, 비정규직, 복수노조, 파견법, 최저임금, 노동법개악, 진보정치의 과제 등 방대한 영역이었고, 일본 방문단은 매년 2차례의 방문 때마다 정신대 대책위에서 주관하는 수요집회에 참석하여 위안부문제 해결을 촉구해왔다. 지난 2014년 정기교류 때 토론을 통해 매년 방문시 한일노동자들이 함께 논의를 통하여 공동의 투쟁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위해 투쟁하겠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로 결의하였으며, 2015년 일본노동자 정기방한 때 처음으로 평등·평화선언을 공표했다.
그리고, 올해는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서로 공유한 내용을 집대성하여 공동선언을 하기로 하고, 한국에서 초안을 기초하여 일본에서 토론을 거쳐 선언문을 확정하고 발표하게 되었다. 선언의 내용은 1. 노동기본권 강화 및 노동자 차별 철폐, 2. 동북아시아의 군사대결 지양 및 평화 정착. 3. 핵무기 폐기와 핵 중심의 에너지정책 전환. 4. 위안부 합의 무효화 및 일본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에 기반한 재협상. 5. 역사왜곡 등 우경화 대처 및 역사의 올바른 정립 등 5개 항이다.
민주노총전북본부와 일한민주노동자연대는 6월 1일 오전 11시, 민주노총전북본부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선언문을 공표하였다. 그리고, 전북지역에서는 한일노동자공동선언의 정신에 입각하여 6월 19일 일본의 소파 개정과 미군기지철폐 집회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20세는 약관 또는 방년의 의미를 지닌다. 약관(弱冠)은 연령은 성인이 되었으나 완전히 성숙하지는 않았다는 뜻이고, 방년은 꽃처럼 아름답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20세를 맞은 민주노총전북본부와 한일노동자교류가 더욱 더 성숙되고 만개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김연탁 사무처장의 칼럼 연재를 마칩니다(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