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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프라임과 코어 사업 알고 계시나요?


... 임창현 (2016-07-29 09: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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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소식을 보면 ‘프라임 사업’이라는 용어가 최근 들어 많이 나온다. Program for industrial needs- Matched education의 약자로서 산업 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사업은 사회가 변화하면서 대학에서 공급하는 인력과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수요가 매칭이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진행되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초과 공급 분야의 인원을 초과 수요 분야로 정원을 이동시켜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대학생의 실업문제를 극복하고, 산업현장에 맞는 대학으로 변화시키는 대학구조조정의 일환이다.

이러한 제도를 시행하게 되는 배경에는 앞으로 10년간 인력공급이 인문계에 치중되고 공대는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래서 인문계의 정원을 줄이고 그 대신 공대의 정원을 늘리려는 정책이다.

그래서 대학교마다 자율적으로 인문계와 공대의 정원을 조정을 유도하고 구성원들의 합의가 된 대학교의 신청을 받아 재정적 지원을 해주는 제도이다.

2018년 까지 3년간 총 6000억원이 지원되는 이 사업은 사회수요 선도대학(대형)과 창조기반 선도대학(소형)으로 나뉘어서 진행되는데 대형은 입학정원의 10%이상, 소형은 입학정원의 5%이상을 이동시켜야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가장 많은 정원을 이동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대학은 가천대학교인데 입학정원 대비 16%로 643명의 정원이 이동하게 된다. 광주대는 입학정원 1644명 중 450명(27.4%)을 조정했다. 이밖에도 경희대, 호서대, 동의대, 인제대, 원광대, 중앙대, 홍익대 등은 400명 이상, 경성대, 숙명여대, 영남대, 영동대, 인하대, 조선대 등은 300명 이상 조정하기로 했다.

대부분 사립 대학교들이 프라임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국립대 중에도 군산대와 안동대, 한국교통대 등이 적극적이다. 도내의 대학 중에는 원광대학교가 프라임 사업 대형 선정, 3년간 총 480억 지원을 받게 된다. 원대는 이 사업을 위해 총 535명의 정원을 이동 시켜 ICT 융·복합을 기반으로 농생명산업 인력양성을 위해 생명자원과학대학을 농식품융합대학으로 개편하고, 스마트기계·소재산업 인력양성을 위해 공과대학을 창의공과대학으로 개편 했다.

프라임 사업이 인문계를 축소하고 이공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면 인문계를 강화하겠다는 정책으로 코어사업이 있다. 코어 사업은‘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CORE 사업)’으로 글로벌 지역학 모델, 기초학문심화 모델, 기초교양대학 모델, 대학 자체개발 모델, 인문기반융합전공모델 등을 들수 있으며 인문학과 경영, 디자인, IT, CT 등 다양한 실용학문을 융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전북대학교는 코어사업에서 국립대 중에서는 가장 많은 연간 30억 원씩, 3년 간 총 90억 원을 지원받는다. 이에 따라 전북대는 인문대학 학사구조를 글로벌지역학과군, 기초학문심화학과군, 인문융합학부군으로 개편한다. 전북대의 구체적 계획을 보면 어문계열 학과를 프랑스·아프리카학과, 스페인·중남미학과, 일본학과, 독일학과 등으로 개편해 특정 국가만이 아닌 언어 및 문화권을 포괄한다. 또한 인문융합학부를 신설해 인문기반 융합교육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문화ICT와 글로벌 지역통상, 공공행정인문, 유무형문화유산, 영상미디어인문, 범중화권 문화비즈니스 등 이다.

프라임 사업과 코어 사업의 추진에 따른 비판여론과 우려도 존재한다. 진보교육연구소 박영진 운영위원은 두 사업이 “단순히 기업의 인력에 대한 수요만을 반영하거나 취업률이 낮은 학과 없애고, 몇 개의 학과를 통폐합하는 등의 폭력적 방법으로 대학을 재편”이고 “그동안 방만하게 운영될 뿐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지 못한 정부의 고등교육정책의 책임을 각 대학에 떠넘기면서, 대학을 친기업적 교육기관으로 구조조정하려는 의도”라고 비판 한다.

코어사업의 본질은 순수와 기초 인문학 보다는 ‘외국어’와 ‘취업’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코어사업과 프라임 사업으로 새롭게 등장할 신규 학과에 대한 수요가 4년 뒤에 유지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응용과 융합된 교육이 미래형보다 현재 진행형이라는데 우려가 크다.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할 당시의 전공자에 대한 수요가 졸업할 때 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사례에도 이와 같은 대학의 변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배재대학교는 2008년도에 신설한 아펜젤러국제학부를 2011년에 폐지한 바 있다. 졸업생이 나오기도 전에 신생학부를 폐지해 버린 것이다.

프라임 사업과 코어 사업의 장단점과 기대 그리고 비판적 우려 속에서도 지금의 대학은 변화를 요구 받고 있다. 단순히 인문, 예체능, 사회, 자연계열의 정원을 줄이고 취업중심 교육기관으로 변화 시키는 것이 변화에 대한 요구에 합당한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오히려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상황과 학문과 연구보다 지나친 학벌사회에 편승한 결과가 아닌지 뒤집어 보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기상천외한 학과를 신설해 취업에 필요한 교육과 수요를 맞출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육성된 인재들이 튼튼한 기초학문을 통해 시시각각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로서가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필요에 따라 용도폐기가 자유로운 부속품을 만들어 내는 교육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