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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5-08-18 13:42:23

세계에 울려 퍼진‘본향의 메아리’전주세계소리축제‘폐막


... 이병재 (2025-08-18 13: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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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심청'>

전통예술제의 독보적 매력을 선보인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이왕준, 이하 소리축제)가 숱한 화제를 모으며 1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소리축제는 창극의 새로운 지평과 기존의 틀을 깨며, 신선한 충격을 평단과 관객들에게 보여준 개막공연‘심청’등을 비롯해 우리나라 전통 예술의‘세계화’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호평 속에 닷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 원작을 뒤집은‘심청’… 이 땅의 모든 여성(약자)를 대변하다!
소리축제와 국립창극단이 공동제작한 판소리 씨어터‘심청’이 지난 13일~14일 첫선을 보였다.
독일 만하임 오페라극장 상임 연출가 요나 김의 연출로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개막 전부터 공연계에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개막 첫날과 둘째 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은 새로운 심청을 보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이는 모악당 1층 R석과 S석 좌석 점유율 98.5%로 이어졌다. 1층 좌석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은 2층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국립창극단 단원을 비롯해 무용수, 아역배우, 합창단 등 150여 명이 출연한 대작‘심청’. 2025 소리축제에서 초연한‘심청’은 유교적 가치를 부수고, 힘을 가지지 못한 채 억압당했던 이 땅의 모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다시 태어났다.
‘심청’공개 후 언론과 평론가들의 반응은“무수히 죽어간 딸들에게 바치는 진혼곡”,“고전을 해체한 심청”,“파도에 묻힌 목소리를 불러오다”,“딸들에게 바치는 레퀴엠”등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며, 기존‘심청’과는 다른‘재해석된 심청’으로 평가했다.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라이브 카메라로 보여진 배우들의 선 깊은 모습이 좋았다”,“분노하고, 슬퍼하고, 동감하고, 나는 어땠을까. 많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첫째 날 본 심청, 둘째 날 본 심청이 각기 달랐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다”. 작품에 대한 해석은 관객들 각자의 몫이라고 밝힌 요나 김의 발언이 확인되는 자리였다.

■‘세계에 선보인다’전통음악의 유통 플랫폼 <소리 넥스트>
소리축제는 문체부의 공모사업‘지역거점화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으로 <소리 넥스트>를 열었다.
‘소리 넥스트'는 전통음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일종의 음악 시장이다. 소리축제는 3년간 13억 5000만 원의 정부 지원을 받아 전통음악의 국내외 유통을 맡게 된다.
신인 중심의 소리 프론티어와 전문가가 추천한 소리 초이스 등 12개 팀의 쇼케이스가 축제 기간 펼쳐졌다.
소리축제는 이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며, 작품 유통에서부터 실질적인 협업을 촉진하는 플랫폼으로 그 가교역할을 충실히 했다.
김희선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K컬처의 성장과 함께 우리 예술가들을 기다리는 곳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번 <소리 넥스트>에 참가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소리축제를 통해 한국음악의 수준과 가능성에 매우 놀랐다고 전한다. 소리축제를 통해 더 많은 예술가들이 세계의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명불허전‘판소리 다섯바탕’… 도내에 울려 퍼진‘전통음악’
우리 판소리의 진수가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펼쳐졌다. 많은 판소리 고정 마니아들의 요청에 따라 기존 명인홀에서 자리를 옮긴‘판소리 다섯바탕’은 국창급 명인과 현재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중견 명인, 그리고 떠오르는 스타 소리꾼의 완창 판소리까지 세대별 소리의 매력을 선사했다.
전국 공모를 통해 블라인드 심사를 거쳐 선발된 5인의 소리꾼들이 펼치는 <청춘예찬 젊은판소리>는 젊은 소리꾼들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전통 기악 연주의 으뜸으로 꼽히는 개인 독주 연주 형태의 <산조의 밤>과 8개 서양 쳄버 현관악기와 장구로 구성된‘영산회상’은 세계 초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완전한 서양 악기로 우리 국악이 표현되는 감동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올해 축제 키워드(본향의 메아리)에 맞춰 기획된 디아스포라 포커스(지순자의 신민요, 윤은화의 양금로드)는 우리 음악의 역사와 이주의 흐름을 포착해 올해 소리축제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한국 전통 장르 중 성악을 집중 조명한 시리즈 프로그램 성악열전(동희스님의 범패, 조순자의 여창가곡, 이춘희의 경기민요, 순창농요 금과들소리)도 많은 관객들이 찾아 전통음악의 매력에 푹 빠지는 시간을 공유했다.

■ 모두가 어우러진 한마당의 축제
다양한 전 세계의 월드뮤직도 함께했다.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다양한 문화권과 국가 출신 공연팀은 각 나라만의 전통과 당대 음악을 선보이며,‘세계’속에 음악으로 하나 되는 장을 마련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주축으로 전 세계 흩어져 있는 음악가들이 모여 만든 클래식 오케스트라‘고잉홈프로젝트’은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한여름 밤에 펼쳐지는‘소리썸머나잇’은 매일 밤 3천여 명에 달하는 관객과 함께 진행되어 그야말로 핫 썸머나잇을 즐겼다. 15일 저녁시간대부터 사흘간 야외 저녁 공연으로 진행된‘소리썸머나잇’은 무료 공연으로 펼쳐졌으며, 월드뮤직과 나윤선&벵자멩 뮤쎄 듀오, 이날치, 서도밴드, 송소희 등의 무대로 좌석을 꽉 채운 관객들의 함성과 몸짓을 이끌어냈다.
축제 마지막 날 폐막공연으로 선보인 세계적인 안무가 안은미의‘안은미컴퍼니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지역 광복둥이 어머님들이 함께 참여한 무대로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 피날레를 장식했다.

8월 16일 집계 기준 전주의 아침(자연소 프로젝트 등) 등 학인당 프로그램 전체 매진을 비롯해 손열음&고잉홈프로젝트, 동희스님의 범패, 어린이 공연‘코시’등 6개 프로그램 10회 공연이 매진됐다. 객석 점유율은 80.4%(총 좌석 8,256석 중 6,635석 예매)를 기록했다.

이왕준 조직위원장은“5일간의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 축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 축제는 임기 중 맡은 최고의 작품들을 선보여 많은 자부심을 느꼈다”며“축제를 찾아주신 모든 관객분들에게 감사하고, 내년에도 더 나은 축제, 함께 만드는 축제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지사는 "올해 소리축제는 개막공연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으며, 예술성과 관객 참여 등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며 "축제와 참여해주신 모든 도민 여러분과 축제를 만들어준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