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클베리 핀의 모험』, 마크 트웨인(지은이), 김욱동(옮긴이), 민음사 1998.
(사진=유예인)
우리 학교는 반마다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있었는데 그 책들 중 내가 처음 받은 책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었다.
나는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짧은 동화책으로 읽어봤기에 이 책의 줄거리를 대강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긴 장편으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 조금 의아했다. 내가 지식이 부족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 책을 권장도서로써 읽어야 하는 이유를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핀은 내가 어렸을 적에 읽었던 동화와는 다르게 다가왔다. 핀은 모험심도 많고 두려움이 없어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 많이 보였는데, 이러한 모습에서부터 왜 이 책이 권장도서였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 이 책이 권장도서로 선정된 이유도 이와 같음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이 책을 이번에 다시 한 번 읽으면서 동화에서는 잘 알지 못했던 흑인 노예 짐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심, 두려움 없는 모습, 도전하는 모습 들을 보면서, 안전한 길로만 가려고 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의 모습을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뭐든지 겁 없이 도전하는 길을 걷는 핀과는 다르게 안전하고 편안한 길로만 가려 하는 내 자신이, 이 책을 읽음으로써 다시 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잠깐의 장면이지만 얼마 전 종영된 <킬미 힐미>라는 드라마에서 봤던, 보면서 매우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던 아동 학대에 관한 내용이 여기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으며, 핀이 아버지에게 맞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아동학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당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두렵고 무서울지에 대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핀은 짐과 함께 모험 도중 ‘왕’이라는 사람과 ‘공작’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이 사람들은 진짜 왕과 공작이 아닌데도 자신들이 조금이라도 편히 지내기 위해 짐과 핀을 속였고 돈을 구하는 과정에서 짐과 핀을 많이 이용했으며 짐을 펠부스 가에 팔아버렸다.

(출판사 제공 책 표지)
후에 짐은 자유의 몸이 된다. 하지만 ‘왕’과 ‘공작’이 돈을 위해 짐을 팔아버렸다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이용했다는 그 사실에 너무 화가 났다. 또, 짐처럼 흑인이라는 이유로 즉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유롭지 못하고 묶여서 힘들게 살아가는 노예가 됐었다는 사실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몇몇 학생들에게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되고 힘들어한다는 것, 비록 인종문제는 아니지만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부당한 갑과 을 관계가 이와 비슷하다는 점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 이 책은 나태해졌던 내 자신, 학대당하는 아이들의 모습, 아직 사라지지만은 않은 인종차별 등등 굉장히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만약에 나이가 들어서도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그때 받는 느낌은 또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에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건 확신할 수 있겠다.
※ 전북교육신문은 매주 금요일 [내 마음을 움직인 책]을 싣습니다.다음 주에 책을 소개할 사람은 군산여고 1학년 김민정 학생입니다(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