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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노트』를 읽고


... 편집부 (2015-05-03 22: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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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망노트』, 우타노 쇼고 지음, 정경진 옮김, 한스미디어 2013.

(사진=김민정)

이 책은 중학교 때 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다른 책들도 많았지만 이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친구가 아니었다면 이 책은 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친구에게 정말 고마워하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숀은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아이다. 숀은 어느 날 특이한 모양의 돌을 주워 방 한쪽에 신처럼 모시고는 ‘절망노트’라는 이름의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숀의 아버지 도요히코는 비틀즈 멤버 존 레논의 열렬한 팬이자 술을 좋아하는 백수다. 반면 어머니인 요코는 가난 때문에 일을 두 개씩 하며 바쁘게 살아간다. 요코는 아들 숀의 방에서 절망노트를 발견하고 숀이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흥신소에 의뢰를 맡기지만 결국 돈이 없어 의뢰를 취소한다.

숀은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인 고우다가 공부를 물어보러 집에 다녀간 후 학교 사이트에서 자신의 바보 같은 행동이 담긴 동영상을 발견한다. 고우다는 전에 숀이 자기를 그려 벽에 붙여뒀던 사건에 대한 복수로 숀을 괴롭히는 고레나가와 같이 이 일을 계획했던 것이다. 숀은 자신을 괴롭히는 고레나가 패거리를 죽여 달라고 자신의 신에게 빌며 일기에 적는다. 그러자 그 패거리 중 하나인 안도가 심하게 다치고 고레나가가 죽는 사고가 일어난다.

전에 숀의 일기를 몰래 훔쳐봤던 고우다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숀에게 말했고, 이번에는 고우다가 살해당하고 선생님인 구노가 죽는다. 고우다의 손톱에서 구노의 DNA가 발견되어 구노가 고우다를 죽이고 자살했다는 소문이 돈다. 숀은 신이 존재한다고 믿었고 아버지인 도요히코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빈다.

사실 고래나가와 숀은 친구 사이다. 숀은 고레나가가 자신을 불쌍하게 생각하고 동정하는 것 같아 싫어하긴 했지만 진짜로 죽길 바라진 않았다. 또한 숀은 부모님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래 가짜 일기를 쓴 것이었다.

숀은 부모님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래서 가짜일기를 쓴 것이긴 하지만, 나는 그 방법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숀의 엄마 요코는 가족들을 위해 항상 바쁘다. 숀은 요코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지만 말고 요코가 바쁘다는 걸 인정하고 이해해줬어야 한다. 또한 아빠인 도요히코가 비록 백수인 데다 존 레논을 따라하는 게 싫었더라도 마냥 피하기보다는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말하고 설득하려 했다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요코 또한 잘못이 있다. 바빠도 조금씩 숀과 대화를 나누며 숀에게 관심과 사랑을 줬어야 한다. 또한 일기를 봤을 때 숀에게 말하지 않고 몰래 해결하려하기보다는 몇 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숀과 대화를 나눴어야 한다. 그랬다면 일기가 거짓이란 것도 알고 숀이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도요히코는 존 레논과 술에 빠져 사느라 가족에게 소홀히 했다. 과도한 팬심이 일상생활에도 해를 끼쳤다. 특히 집이 가난한데도 쓰지도 않는 기타를 모으는 점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기타를 팔아서 가족들을 위해 썼어야 한다. 그리고 직장 구하는 걸 포기하고 계속 백수로 살기보다는 힘들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아내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또 바쁜 아내 대신 숀에게 더 관심을 가져주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말이나 행동으로 제대로 표현했어야 한다.

숀의 친구인 고레나가를 통해서는, 아무리 좋은 뜻의 행동이라도 당사자는 타인의 그 행동을 자신을 얕보는 것으로 여기고 싫어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지나친 배려는 오히려 좋지 않다는 것이다.



※ 전북교육신문은 매주 금요일 [내 마음을 움직인 책]을 싣습니다. 다음 주에 책을 소개할 사람은 전주덕진중 1학년 조하정 학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