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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서중에서 ‘할머니와 크레용’ 개인전


... 문수현 (2015-05-19 13: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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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손자의 크레용으로 쓸쓸함을 달래던 할머니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주인공은 아흔일곱 살 한선종 할머니. 8년 전 오랜 병치레 끝에 남편을 떠나보내고 외롭고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손주가 쓰고 남은 크레용으로 달력 뒤에 그림을 그렸다.

꽃과 새와 동물들이랑 그저 생각나는 대로 그렸을 것 같은 일상의 그림들이 여유로운 마음과 편안함으로 미소를 자아내게 해준다.

막내딸의 휴대폰에 담겨있는 그림을 보게 된 미용실 원장님이 그림의 순수한 느낌에 반해 전시회를 권했고, 첫 전시회 그림은 탁상용 달력으로 제작됐으며, 수익금 전액이 홀몸노인들께 지원될 계획이라고 한다.

한선종 할머니의 그림은 손자가 다니는 학교인 완주 봉서중학교에 현재 전시 중이다. 전시 제목은 <할머니와 크레용>. 오는 23일까지 전시되며 일반인도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꿈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이 학교 이문용 교장선생님이 마련한 전시회다.

초등학생이 그린 그림처럼 단순함과 순순함이 그대로 묻어난 50여점의 그림들은 동심을 자아내고 자연 속에서 즐겁게 뛰놀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건드린다.

몇몇 작품은 날짜와 이름이 써져 있기도 하고 간단한 메모가 적혀 있기도 하다. ‘세월호 침몰하던 날’이라는 제목이 붙은 작품도 눈길을 끈다. 아이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가슴 깊은 울림으로 전해오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