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명태(대표 최경성)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28일 저녁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부치지 못한 편지–차마 꿈엔들 잊힐리요>를 상연한다.
<부치지 못한 편지>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할아버지들의 사연을 담은 작품으로, 극단 명태가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연출해 선보인 바 있는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의 후속 성격의 작품이다.
전북대 국문과 출신의 작가 최정씨가 쓴 희곡을 명태 최경성 대표가 연출했다.
연출 최경성씨는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차마 꿈엔들 잊을 수 없는 가족과 고향을 기다리며 망부석이 된 그네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인임을 새삼 되짚어보고자 한다”며 연출의도를 밝혔다.
그는 또 “8.15 해방이 된 지 오래지만 역사의 기억과 아픔은 이 땅에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해결되는 문제 없이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태평양전쟁에 강제동원된 후, 신경장애를 얻어 지난 2000년 사망할 때까지 고통의 나날을 보낸 실존인물 김백식의 일화를 모티브로 한 극이다. <부치지 못한 편지>에서 김백식이 전쟁으로 인해 기억을 잃어버린 존재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사건은 모두 작가의 상상력을 빌어 만들어진 허구다.
하지만 이 극이 그리고 있는 것은 허상이 아닌 현실이다. 작가는 끝나지 않았음에도 잊혀져가고 있는 비극에 대해 관객을 향해 ‘누군가 한 명이라도 그들을 기억하라’고 권유한다.
작가 최정씨는 “분명한 것은 ‘김백식’과 그의 가족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간을 함께 살아가고 있고, 또 견디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