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시민원탁회의에 참가한 100여명 시민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참가자들은 유리병 속에 들어있는 번호표를 뽑아 거기에 적힌 번호의 테이블을 찾아가 7~8명씩 한 조를 이뤄 자리를 잡았다.
초면의 어색함을 깨는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진 뒤, 어떻게 이 자리에 오게 됐는지 1분씩 자기소개를 하는 ‘여는 대화’가 시작됐다. 테이블들을 돌며 참가자 몇 명의 얘기를 들어봤다.
문○○ = SNS 통해 사전 참가신청을 하고 왔다. 신청서에 ‘진보의 단합’을 주제로 적었다. 진보적 이념을 가진 정당들이 왜 빅 텐트를 못 만드나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촛불집회는 서울에 3~4번 갔고 나머진 전주에서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많이 내놓고 여럿에게 공유하면 좋겠다. 공유만 돼도 좋겠다.
임○○ =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간다. 지난 12월에 언론보도 등을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느꼈다. 국민의 세금을 자신의 이익으로 돌린 게 화가 나 집회에 계속 나갔다. 앞으로 역사와 사회문제를 가지고 또래 토론모임을 만들 생각이다. 그렇게 바꿔나갈 생각이다.
강○○ = 매주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그때마다 직접 그려서 만든 달개[배지]를 가져가서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 지금까지 700개쯤 된다. 그때그때 주요 구호에 따라 몇 가지 버전이 있다. 박근혜 퇴진, 즉각 구속, 조기 탄핵 등이다. 거리에서 우연히 달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이심전심으로 기분이 좋다.
김○○ = 청년몰에 책방을 오픈할 예정인 청년이다. 남편과 결혼하면서 전주에 오게 됐다. 이 자리에서 만나는 인연들이 소중하다.
송○○ = 남문농성장 지킴이다. 촛불집회의 초는 첫째는 좌절, 둘째는 다짐, 셋째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자리에 왔다.
황○○ = 정읍 촛불집회 실무팀에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은 기정사실이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훨씬 중요하다. 그 가능성을 찾아보고 싶어서 왔다.
최○○ = 촛불집회를 통해서 우리에게 희망이 있음을 알았다.
이밖에 다른 사람들 생각은 어떤지 궁금해서 왔다는 참가자들이 적지 않았다. 최연소 참가자는 엄마와 동행한 초등학교 4학년 여자 어린이였다.

▲전북시민원탁회의 참가자가 가져온 수제 달개[배지]. 그동안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나눠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