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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5-05-12 00:31:39

잡초를 찾아서 (1부)


... 편집부 (2018-06-25 15: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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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근오)

동산바치의 “花 和 人 仁”
- 네 번째 이야기 : 잡초를 찾아서 1부

이 땅에 귀화하여 자라는 식물들을 일컬어 귀화식물이라고 합니다.
그 귀화식물의 대표 격이 잡초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 호부터는 잡초 이야기를 해 볼까 하네요.

그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단군 시절로 한번 가보겠습니다.
일연 스님이 쓰신 삼국유사에서 전하는 바는 이렇습니다.

옛날, 하느님인 환인의 아들 환웅이 인간 세상을 다스리기를 원하여, 태백산 정상의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신시(神市)를 열게 되었는데, 어느날 곰과 호랑이가 환웅에게 인간이 되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이들의 간청을 들은 환웅은
쑥 한 자루와 마늘 20쪽을 주면서 그것을 먹고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곰은 시키는 대로 하여 삼칠일 만에 여자로 변하였으나,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 사람이 되지 못하였다
곰 여인[熊女]은 혼인할 상대가 없자 신단수 아래에서 아이 갖기를 기원하였다.
그러자 환웅은 잠시 인간으로 변해 웅녀와 혼인하였다.
그 후 웅녀가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단군왕검이다.


위 유명한 신화적 이야기에서 쑥과 마늘이 등장합니다.
환웅은 이 쑥과 마늘을 곰에게 건네주었고, 그 영험으로 인간이 된 곰이 새로운 민족의 시조 단군을 낳게 됩니다.
때는 기원전 2333년. 그 당시에 이미 쑥과 마늘이 훌륭한 약재로 이용되고 있었다는 것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쑥은 지천에 흔하게 자라고 있고, 마늘 역시 나라 곳곳에서 심기어 자라고 있지요. 그럼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이 예전부터 이 땅에는 쑥과 마늘이 자라고 있었고, 원래 이 땅에 있던 식물이겠구나 할 테지요,
물론 당연한 소리로 들리지만, 이 당연함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렵니다.

오늘날 이 단군신화는 역사적으로 다시 해석되고 있습니다.
실제 역사 이야기를 신화적으로 각색했다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환웅족이라는 천손족이 이 땅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당시 곰을 모시는 웅족과 호랑이를 모시는 호족이 토착민으로 살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이민자 환웅족과 융화한 토착민은 곰을 토템으로 모시는 웅족이라는 것이고, 이를 웅녀신화로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자, 여기서 의문을 던집니다.
쑥과 마늘이 원래는 이 땅에 없었는데, 환웅 무리들이 만주와 한반도로 넘어올 때 가지고 왔던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
아니면 적어도 기존의 쑥과 마늘의 효용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새로이 지식을 전수해 준 것은 아닐까요.

이에 대한 실마리를 이 땅으로 귀화한 이주민 식물, 잡초를 찾아가 보면서 풀어가고자 합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 만나요~.


▲사진출처 = 다음 인터넷 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