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남훈이 들려주는 내면의 이야기는 그의 말과 몸짓과 기록을 통해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남훈이 홀로 기록했던 청년일지와 자서전이 그랬으며, 딸과 주고받는 편지와 메시지가 그러했다. 같은 공간의 다른 시간 혹은 다른 공간의 같은 시간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며 서로의 인생을 공유한다. 특히 서로 같은 언어를 공유하는 사이라면 그 관계의 거리를 좁힐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 있다. 이것이 바로 언어의 힘이 아닐까 싶다.”
▲ 강선주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중에서
제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 〈혼불의 메아리〉에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쓴 강선주(48·경기도 김포시) 씨가 대상(상금 2백만 원)을 수상했다.
〈혼불의 메아리〉는 ㈔혼불문학과 전주MBC, 다산북스, 최명희문학관이 함께 진행하는 공모전으로, 올해 공모전은 지난해 가을부터 3월 말까지 제1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플라멩코 추는 남자」 단 한 편을 대상으로 독후감을 공모해 모두 401편의 작품이 접수되며 큰 호응을 끌어냈다.
강선주 씨의 감상문은 ‘인물의 성격과 구도, 내면의 풍경과 외면의 풍경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세상을 향한 이상향 또는 동경의 의미가 존재론적인 측면에서 깊이 있는 울림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얻었다.
강선주 씨는 “「플라멩코 추는 남자」에서 변화무쌍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각자의 삶에 ‘혼불 정신’을 제 나름 녹여내며 ‘살아왔고, 살아가며, 살아갈’ 우리의 모습을 발견했다”면서 “모두가 힘들어하는 이 시기 또한 언젠가는 지난 과거가 되어 있기를 희망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우수상은 박아름(38·부산시 해운대구) 씨의 「당신의 플라멩코는 무엇 인가요」와 변가영(53·서울시 송파구) 씨의 「‘아버지’란 이름의 서사와 화해」가 차지했다.
401명의 참가자 중 여성과 남성은 각각 293명과 108명으로, 여성 독자의 참여가 73%를 차지할 만큼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참가자 나이는 10세부터 75세까지 다양했다. 40대가 26%로 가장 많았으며, 이후 20대·30대·50대가 각각 21%·18%·17%의 비율로 참여했다.
전라북도에 주소를 둔 참가자는 36%이며, 서울·경기 지역 참가자가 각각 17%이고, 전국에서 골고루 참여해 올해로 다섯 번째 개최되는 〈혼불의 메아리〉가 전국 규모 대회로 자리 잡았음이 확인됐다.
심사는 김병용(소설가·심사위원장), 김근혜(동화작가), 김미영(문학박사), 문신(우석대 문창과 교수), 서철원(소설가), 이준호(소설가), 전선미(학예사), 정혜인(교열가), 최기우(극작가) 등 문학인과 학계 및 관련 전문가들이 맡아 예심·본심·최종심·검토 총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심사위원들은 “작가가 작품에 재현한 현실을 독자가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고 의미화하는가에 따라 작품은 실천의 대상이 되기에 작품은 독자의 ‘읽기’로 완성된다”면서 “자신의 경험과 상처를 오롯이 내보인 독자들이 자신이 ‘완성한 세계’에서 평안을 찾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혼불의 메아리〉는 좋은 독자가 좋은 작가를 만든다는 믿음에서 시작돼 인문학적 감성을 지닌 독자를 발굴하고 그 독자들이 지속해서 자신의 독서 활동을 이어나갈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매년 열리고 있다. 제6회 대회는 가을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