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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일탈행위와 해당 학생 민감정보 공개한 교사 중에 누구 잘못이 더 큰가?


... 임창현 (2022-09-29 15:07:02)

최근 익산 모 초등학생의 일탈행위를 학생의 민감정보까지 교사가 공개하며 언론의 집중보도가 있었다. 전북도교육청이 해당교사를 경징계를 익산교육청에 요구하자 언론에 교사들의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이를 반박하는 논평이 나왔다.

논평을 낸 전북교육공동연구원은 2008년 교사, 학생, 시민을 주축으로 결성되어 꾸준히 활동해온 전북의 교육정책연구그룹이다. 이들은 2013년에 정보통신연대INP와 함께 전북미디어언론협동조합을 설립해 전북교육신문을 운영하고 있다.

전북교육공동연구원 회원으로 활동하는 교사들은 논평을 통해 익산 모 초등학생 일탈행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제기하고, 언론보도 및 학생민감정보가 공개된 점에 대해 비판하며 같은 교사로서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아래는 전북교육공동연구원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이 낸 논평의 전문이다.

청소년의 일탈행위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정, 학교, 친구라는 사회적 환경과 관계에 대해 공통적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가정, 학교, 친구라는 세가지 요소 중에서 학교는 특히 교사가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청소년의 일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교사와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는데, 교사의 관심과 지지, 격려와 기대를 매개로 형성되는 긍정적 관계는 학생들의 비행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홍봉선, 이영아, 2009), 교사의 무관심과 낙인을 통해 형성되는 적대적 관계는 학생의 도덕적 일탈을 촉진하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박영신, 2003; 유성경, 1999).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학교에서의 인권침해와 차별 경험이 많을수록 일탈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며 성인이 아닌 특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의 일탈행위는 개인의 문제 이전에 사회적 문제이자 사회적 책임이다.

그럼에도 익산의 모 초등학교 교사는 교육적이고 초중등 교육법을 비롯한 여러 관련법과 규정을 무시하고 한 초등학생의 일탈행위를 인터넷과 TV방송에 공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초등학생이 교실에서 벌인 일탈행위와 인터넷에 학생 민감정보를 올린 교사의 행동 중에 누가 큰 잘못을 했을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들은 교사의 위법행위에 전혀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 초등학생의 일탈행위의 자극적 내용을 소재 삼아서 보도 경쟁을 벌였다.

교육현장에서 학생의 일탈행위에 대해 우리 교사들은 교육적이고 사회적 책임으로 접근해야 하며 학생을 상대로 배타적 권리화하는 것은 교권의 본래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키는 것이다.

또한 해당 교사가 학생의 행위를 불법적으로 인터넷과 방송에 공개한 것은 반교육적이며 이를 교원조직이 옹호하고 대변하는 것 또한 교사라는 직업이 학생교육이라는 본분을 망각하는 처사이다.

아무리 학생이 사회적 통념상으로 납득하기 힘든 행동이었다고 하더라도 성장과정에 있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방송 영상을 촬영하고 인터넷과 TV방송에 공개하여 인격적으로 매장하고 낙인시키는 것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하며 인격살인과 다름없다.

전북도교육청에서 해당 교사에게 경징계 요구를 했다며 교사들이 반발하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는 잘못된 보도이다. 많은 교사들이 해당 교사의 행동에 같은 교사로서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학생이 교실에서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하고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은 맞지만 학생의 신상을 언론과 유튜브에 공개하여 지속적인 낙인을 찍는 것에 교사로서 걱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충격이다.

해당 잘못에 대해 정당한 처벌과 학교 학생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분리, 상담 교육을 실시하는 데 있어 미성년자인 학생에 대해 언론에 선정적인 노출이 꼭 필요했는지 학교와 사회가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현장에서 학생이 가정, 친구, 학교라는 사회적 환경에서 어떠한 성장 과정에 있어도 우리 교사들은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신념이 당연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