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리 감독과 배우 배두나가 ‘도희야’에 이어 제작된 작품으로 ‘다음 소희’가 지난해 5월,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상영됐다.
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 후에는 7분간의 기립박수로 극장을 뜨겁게 달궜으며, 칸영화제로부터 “충격적이면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작품!”이라는 극찬의 평가를 받았다.
전북교육신문은 2017년 03월 06일 새벽 3시 56분에 ‘억울한 죽음 부른 특성화고 감정노동 현장실습 - 전주의 한 통신업체 고객센터 3년 새 두 명이나’ 라는 제목, 기사작성 문수현으로 기사를 승인했다. 이는 영화의 모티브가 된 ‘다음 소희’의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기사이다.
전주의 한 대기업 통신업체 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 학생 A양이 2017년 1월 23일 전주시 한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 직후에 전주 모 방송국 B모 기자에게 학생사망소식을 전해들은 전북교육신문 임창현 기자는 경찰청에 출입하는 전주 다른 방송국 C모 기자에게 사건내막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부탁을 받은 C모 기자는 ‘경찰이 우울증에 의한 자살사건’이라는 답변을 받고 전북교육신문에 전하며 경찰이 준 정보를 토대로 단순한 자살사건으로 보도한다. 이후 C모 기자는 전북교육신문의 요청으로 공조하며 공동취재에 나선다.
당시 서울에서 국회출입기자로 근무하던 전북교육신문 임창현 기자는 ‘단순하게 우울증에 의한 자살사건으로 보기 힘들다’며 진상규명이 이뤄 질 때까지 보도를 미루고 전북교육신문 문수현 기자에게 전주에서 취재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
그리고 임 기자는 전북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국회 차원에서 진상조사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도내 다수의 국회의원 의석을 차지하고 있던 당시 국민의당에서 자체적으로 진상조사단이 꾸려지고 정동영 국회의원의 주도로 국회에서 김지영 교육전문위원이 사건조사를 담당했다.
전북교육신문의 최초 보도로 알려지고 시작된 전주 엘지유플러스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다.
당시 사건에서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 역)과 같은 경찰관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주리 감독은 <다음 소희>를 통해 ‘소희’의 죽음과 그 이후에 느낄 ‘유진’의 무력감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정주리 감독은 섣부른 의도나 정치적 메시지를 건네는 대신 계속해서 묻는다. 왜 고등학생이 일에 능숙한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가. 왜 학교는 아이들을 그곳으로 보내는가. 왜 이런 일은 자꾸만 반복되는가. 왜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슬퍼하기만 하는가. 정말로, 우리는, 나는 이 모든 일들과 상관없는가. 이 모든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은 고통스러웠고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정주리 감독은 평범한 우리들이라면 ‘유진’이 그러는 것처럼 함께 가슴 아파하고, 분노하고, 좌절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끝내 닥치는 무력감이야말로 오늘과는 다른 ‘다음’을 기약하게 만드는 희망이 되리라는 것을 믿는다.
“나 이제 사무직 여직원이다?”
춤을 좋아하는 씩씩한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막을 수 있었잖아. 근데 왜 보고만 있었냐고”
오랜만에 복직한 형사 유진.
사건을 조사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그 자취를 쫓는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언젠가 마주쳤던 두 사람의 이야기.
우리는 모두 그 애를 만난 적이 있다.
영화는 2023년 02월 08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