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교육신문 '조민 칼럼’ ]
(사진, 글= 조민, 전주고등학교3학년, 조민님은 광장에서 촛불 승리를 경험하며 진보 정당 활동과 청소년운동을 시작했다. 노동당의 당원이며 지역 정치와 진보 정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의 목소리를 공부하라>라는 책에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
이준석이 국민의힘 새 당대표로 선출되었다. 30대 젊은 당대표가 된 우파 포퓰리스트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준석 당선이 한국 정치에 몰고 온 위기도 중하다. 이준석을 넘고자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인식해야할 위기중에서 세가지를 필자 마음대로 선정해보았다.
대의민주주의의 위기
대의민주주의를 극복해 민중민주주의로 이행한다는 의미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대의'민주주의보다는 대의'민주주의'가 위기인 듯하다. 민주정치에서 대표자를 선출하는 목적은 국민을 대변할 인물을 발굴하기 위함이지 정치하는 공무원을 양성하기 위함이 아니다. 이준석 체제의 국민의힘에서 공직후보자가 되고자하는 이는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이준석은 '청년층 다들 쓰는 엑셀, 우리당 후보가 활용하지 못하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직후보자 선출과정에서 디지털 무능력자를 배제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대중정당이라는 점이다. 디지털 업무지원도구를 활용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만 모여서는 스마트폰 활용법을 복지관에서 배워야하는 노인,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는 디지털 소외자를 대변할 수 있을리가 만무하다.
연대의 위기

이준석 대표가 최우선 가치로 이야기하는 것은 최근 저서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이다. 공정의 담론장에서 많이 소환된 이준석이기에 '이준석 체제'의 핵심 키워드로 공정을 꼽지만 '공정한 경쟁'이라는 구(句)에서 '공정'은 '경쟁'의 수식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준석은 기본적으로 자유주의 무한경쟁의 심화를 주장하는 정치인이다. 9급 공무원 시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정치공무원 시험'에도 적용하려는 게 증거다. 이준석이 만들고 싶어하는 나라는 무한에 무한을 제곱한 수준의 경쟁을 근본으로 하는 나라다. 정부는 작아지며, 자본의 정치는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연대는 느슨해진다. 느슨한 연대와 공동체의 상실은 역설적으로 위로부터의 통제를 쉽게 만든다. 이준석은 비빔밥 같은 정당을 만들자고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말했다. 비빔밥은 연대와 화합을 상징하는 음식이다. 이준석의 비빔밥이 나경원의 네거티브에 관용의 자세를 취했음을 밝히고 사라지는 음식인지, 아니면 그에 더불어서 연대의 사회로의 지향을 상징하는 음식인지는 안봐도 비디오다.
성평등의 위기
강남역 10번 출구 여성대상살해가 여성혐오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정치인, 성범죄 피해자 성비 통계를 보고 '당연하다'고 말하는 정치인, 국민의힘 당대표 이준석이다. 이를 두고 '가부장적 억압을 옹호한다'고 비판하면 '내가 여성혐오 발언한 사례가 있느냐'고 되려 반문한다. 필자가 볼 때엔 성차별이 체화되어 느끼지도 못하는 지경으로 보인다.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을 하는 게 정치인의 본분이다. 2020년대 들어서 가장 민중의 삶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꼽히는 게 산업재해와 성범죄다. 여성대상 범죄를 실존하는 위협이 아닌 '가해자가 비정상이라 일어난 일'로 치부하는 태도는 자신의 본분을 망각했다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이준석은 성평등의 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