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은 2017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혁신학교 20교를 공개모집하고 있다. 교육청은 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6년간 소규모 농촌학교의 혁신모델이 많이 창출되었고, 학교 혁신이 전반적으로 확산되어 2017년에는 19학급 이상의 학교로, 대규모 학교의 학교 혁신모델을 창출할 학교를 선정․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학교는 초등 혁신학교와 연계하는 혁신학교 벨트화에 적합한 학교, 고등학교는 혁신학교 벨트화는 물론 교사들의 학습공동체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진로 진학교육에 힘쓸 수 있는 학교를 우선 선정․지정하여 혁신 고등학교를 활성화 및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금년 지정된 학교는 내년 3월 1일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운영된다. 한편 현재 도내에는 149개 혁신학교가 운영 중에 있다.
전북교육청은 혁신학교 운영을 통해 입시 위주의 과거 획일적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높여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교사와 학생 간 상호협력을 통한 토론과 프로젝트 수업, 모둠 수업 전개를 통해 학습에 소외된 학생 없는 가고 싶은 즐거운 학교가 만들어 졌다고 홍보하고 있다.
전북교육청의 홍보처럼 혁신학교는 과연 제대로 운영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는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이뤄지며 전국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평가 결과는 보통학력 이상(이해도 50% 이상), 기초학력(20% 이상∼50% 미만), 기초학력 미달(20% 미만) 등 3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에서 전북은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여 도교육청과 학력 신장을 요구했던 도민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주었다.
지난해 11월 29일 발표된 ‘2015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전북은 4.9%로 5.7%를 나타낸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기초학력미달비율 학생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중학교의 경우는 5.5% 비율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전북은 2015년 4.9%(하위 2위), 2014년 5.0%(하위 2위), 2013년 4.0%(하위 3위), 2012년 2.2%(하위 6위) 등 4년 연속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상승하였고 매년 최하위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기초학력미달 학생의 증가와 혁신학교의 연관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들이 공개되지 않아 혁신학교 정책 추진은 전북 교육의 학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혁신학교를 바라보는 도민들이 많았다.
그런데 김석기 국회의원(새누리당 교문위 소속)이 전라북도교육청에 요청하여 제공받은 ‘전북 혁신중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2013-2014)’와 이들 혁신학교들이 학교 알림이를 통해 공개한 자료 분석(2013-2015) 결과는 도민들의 이러한 기대와는 정반대의 결과여서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김 의원이 발표한 22개 혁신학교들의 평균 기초학력비달 학생의 비율은 2013년 5.1%, 2014년 6.1%, 2015년 7.1%로 나타나 4.9%, 5.0%, 4.0%를 보인 전체 평균에 비해 오히려 높게 나타났으며 분석 대상 학교 가운데 2013년 이래 꾸준하게 기초 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감소한 곳은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주 N중학교의 경우에는 14.8%(2014)에서 8.3%(2015)로 감소하여 2배 이상 미달 학생이 감소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전주 K중학교는 혁신학교 지정된 2013년 4.4%에서 7.3%(2014), 14.1%(2015)로 미달 학생이 꾸준하게 증가하였다. 특히 그동안 전북 혁신학교의 상징으로 일컬어졌던 옥구의 H중학교도 2014년 2.8%에서 2015년에는 9.2%로 미달 학생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혁신학교 정책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북교육청이 혁신학교에 대해 "모둠 수업 전개를 통해 학습에 소외된 학생 없는 가고 싶은 즐거운 학교가 만들어 졌다"고 홍보한 것이 도대체 어떤 결과를 가지고 말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일선 학교 교사들 중에는 혁신학교를 "혁신의 대상"이라고 까지 표현하기도 한다. 일부 교사 중에는 혁신학교를 "김승환 교육감 체제에서 승진할 수 있는 지름길로 여기는 경우도 있고 초기 교사들이 대거 학교를 떠나 교육전문직으로 승진했다"고 비판했다.
제대로 된 혁신학교라면 경쟁교육이 아닌 협력수업을 통해 상위권 학생들을 위해 나머지 학생들을 희생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혁신학교의 현실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전북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적으로 최악의 수준인데, 혁신학교의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높게 차지하고 있는 것은 정말로 개혁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