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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어린이집 보육현황 살펴보니...


... 문수현 (2016-09-07 15:32:18)

전북 도내 어린이집의 보육실태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8월 16~17일 이틀간 전라북도 어린이집 종사자 158명에 대한 서면설문을 통해 보육현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보육교사의 저임금, 장시간노동, 교사 당 아동 수 기준 초과 등 보육환경에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결과에서 ‘교사 1인당 아동 수 기준’을 초과해서 보육하고 있다는 응답이 35명(22.1%)에 달했다.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은 어린이집 교사 대 아동비율을 만 0세 1:3, 만1세 1:5, 만2세 1:7, 만3세 1:15, 만4세 1:20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공립 보육기관에 종사한다고 응답한 8명 중 4명이 초과보육을 하고 있다고 답변할 정도로 초과보육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과보육은 보육교사의 업무강도를 강화시키고, 보육의 전문성을 떨어트리는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더욱이 초과보육이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이유는 운영자의 수익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다분히 아동을 돈벌이로 보는 시각이 반영돼 있다. 잇따른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 해결 역시 초과보육 등 보육환경의 개선 없이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조사결과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제대로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면서 장시간 노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휴게시간은 평균 21.8분이었고, 하루 휴게시간이 0분이라고 적은 응답자도 57명에 달했다. 1일 노동시간 역시 평균 9.38시간으로 휴게시간을 고려하더라도 1일 8시간 초과 근무자가 57명에 이른다.

반면 어린이집 교사들은 대부분 최저임금에 가까운 저임금을 받고 보육에 종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육교사들의 월 급여액 평균은 실수령액 기준 월 138만원이었는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가정보육시설 종사자의 경우 월 12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설문에서 20년 이상 경력자도 최저임금 수준인 120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고 답변했고, 100만원 초반 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한 보육교사는 희망하는 임금액을 묻는 질문에 ‘최저임금’이라고 답변할 정도로 열악한 보육교사의 현실이 역력히 드러났다.

또한 보육교사들은 보육이 공공서비스이며 관할관청의 지도감독, 회계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보육은 공공서비스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98명(매우 그렇다58, 그렇다 40)인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8명에 그쳤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강문식 교선부장은 “보육은 사회적가 책임 져야하는 공공서비스이지만, 현재는 보육시설 전반의 운영이 민간에 맡겨져 있고 보육노동자의 희생을 토대로 보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보육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보육 공공성 강화, 노동조건 개선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초과보육, 장시간노동 등 보육교사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보육환경이 개선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에 대해 전라북도에 적극 시정과 계도를 요구하는 한편, 좀 더 면밀한 실태 파악을 위한 도 차원의 전면 조사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어린이집 보육현황 실태조사는 민주노총 전북본부가 전라북도와 “2016년 사회공공성 10대 요구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진행됐다. 민주노총의 ‘10대 요구안’은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중교통 공공성 확대 △화학물질 안전할 권리 △건강보험료 지원 △직업환경의학과 개설 △무상급식 확대 △보육공공성 확대 △지방의료원 적자 지원 △특성화고 현장실습 개선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