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익산의 왕궁리, 미륵사지 사리장엄구를 비롯한 공주․부여의 백제 대표유물이 동반전시되는 특별전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16년 11월 29일부터 2017년 1월 30일까지 개최된다.
유네스코는 작년 7월 8일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며 동아시아에서 백제의 문화적 교류와 독창적 문화를 높이 평가했다. 세계유산 등재 유적은 익산의 왕궁리유적과 미륵사지공주의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 부여의 관북리유적과 부소산성, 정림사지, 능산리 고분군이다.
백제는 산과 평야가 어우러진 지형의 특징을 잘 살려 평지성과 산성을 결합하고 여기에 중국의 도성제都城制 요소를 추가한 독특한 도성 구조를 만들었다. 도성 안팎의 성곽, 관청, 창고, 공방, 정원, 화장실, 부엌 등에서 나온 자료들을 통해 당시의 건물의 구조, 행정 편제와 생활의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찰은 백제 사람들의 종교와 사상, 염원이 담긴 공간이다. 백제는 중국의 역사서에 ‘사찰과 불탑이 많은 나라’라고 기록될 만큼 불교가 성행했다. 왕실은 주도적으로 사찰을 세웠고 사리舍利를 공양하는 등 불교의 적극적인 후원자였다. 왕흥사지와 미륵사지의 사리장엄구에는 언제 누가 무엇을 위해 발원했는지 기록이 남겨져 있다.
능묘는 왕의 사후 세계를 위한 공간이자 선왕을 통해 현왕의 권위를 유지하는 곳이다. 백제의 능묘와 장례 풍습은 백제사의 전개 과정에 따라 변했다. 한성도읍기(漢城都邑期: 기원전 18~475)의 능묘는 처음에는 고구려의 묘제墓制인 돌무지무덤이었지만 뒤에 굴식돌방무덤으로 바뀌었다. 웅진도읍기에도 굴식돌방무덤을 사용했으며, 더불어 왕릉으로 쓰고자 중국 남조에서 유행한 터널형 천장의 벽돌무덤을 새로 들여왔다.
사비도읍기에는 웅진기 무덤의 장점만을 모아 능산리형 돌방무덤을 만들어 왕실의 새로운 능묘로 사용했다. 이후 백제 전역의 묘제가 굴식 돌방무덤으로 일원화되는 과정은 백제가 지방통치체계를 완성시킨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에서는 익산 쌍릉을 비롯해 송산리 고분군, 능산리 고분군, 무녕왕릉 출토품을 소개한다. 1971년 도굴되지 않은 채 발견되어 크게 주목받은 무령왕릉은 6세기 전반 중국 남조와 백제, 일본을 연결하는 문화 교류망을 여실히 보여주는 동아시아의 대표 유적이다.

▲미륵사지 석탑 사리구와(상) 사리봉영기(하)/ 백제 639년/ 전북 익산 미륵사지 /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