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범죄 피해자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귀향’(鬼鄕, Spirits’ Homecoming)이 24일(화) 마침내 개봉한다.
1943년, 천진난만한 열네 살 정민(강하나)은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 손에 이끌려 가족의 품을 떠난다. 정민은 함께 끌려온 영희(서미지), 그리고 수많은 아이들과 함께 기차에 실려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들을 맞이한 것은 일본군만 가득한 끔찍한 고통과 아픔의 현장이었다...(시놉시스)
20만 명의 소녀가 끌려갔고 238명만이 돌아왔다. 그리고 지난 22일 또 한분의 위안부 피해자 김경순 할머니가 별세했다. 이제 생존자는 44명뿐이다.
조정래 감독은 “2002년도에 ‘나눔의 집’에 (봉사활동) 와서 강일출 할머니가 그리신 ‘태워지는 처녀들’이라는 그림을 통해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조 감독의 시나리오는 13년 만에 127분짜리 영상으로 완성됐다.
‘귀향’은 영화가 개봉되기 한참 전인 지난해 3월 <뉴욕타임스>가 제작과정을 1개 면에 걸쳐 보도했고, 7월에는 미국 워싱턴의 의원회관에서 6분으로 압축한 촬영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누가 극장에서 이런 영화를 보겠느냐”며 외면으로 일관했고, 제작비 대부분은 7만5270명 예비관객의 성금과 기부를 통해 마련했다. 역설적이게도 투자자들이 고개를 가로저었던 그 ‘관객’들이 멈춰있던 ‘귀향’을 다시 움직였다는 게 영화 제작진의 설명이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3일 오후2시 현재 ‘귀향’은 실시간 예매율이 25.5%로 1위에 올라 있다. 참고로 ‘귀향’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관객 수는 60만 명이다.

(▲‘귀향’의 실제 주인공인 강일출 할머니가 2001년 미술심리치료 때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이란 제목의 그림. 이 그림에는 위안부 소녀들이 구덩이에서 불타는 실제 모습과, 당시 가까스로 탈출한 자신의 기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