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풍남문광장 세월호남문농성장에 ‘카페’가 들어선다.
비록 가건물 수준에 테이블 3개뿐이지만, 세월호 희생 청소년들의 체온을 느끼며 365일 동안 기억하고 기록하자는 ‘깊은’ 뜻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이름도 ‘기억36.5°’다.
카페 운영은 지난달 26일 ‘기억해요 2014, 응답하라 2015, 바꿔보자 2016’ 청소년문화제를 이곳에서 열었던 전북고교학생회장단연합(JBSD) 소속 학생들이 맡기로 했다. 세월호남문농성장 시민지킴이단은 이들을 지원한다.
학생회장단 학생들과 그 친구들, 농성 후원 시민들이 지난 며칠 동안 참여해 카페를 꾸몄다. 농성을 지지하는 시민 목수가 나무 값만 받고 건물 뼈대를 이어줬고, 진실규명 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엽서에는 전주의 한 약사가 그린 그림 다섯 점이 인쇄됐다.
카페 안쪽에는 세월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상징물과 책, 달개, 그림엽서 등이 전시돼 있다. 방명록과 함께 비치돼있는 그림엽서는 카페 방문자들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카페 측에서 준비했다. 그 옆에는 우체통 모양의 엽서함도 세워져있다.
원두커피, 브라우니, 쿠키, 핫초코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메뉴 외에, 학생과 시민지킴이가 카페에 둘러앉아 직접 만든 생강대추차, 레몬차도 맛볼 수 있다.
이들 음료를 적은 메뉴판은 있지만 가격은 없다. 차를 팔아 수익을 내자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정의 기부금은 거절하지 않는다. 수익금은 물론, 세월호 진실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촉구하는 활동에 쓰인다.
운영시간은 낮12시부터 오후7시까지. 이번 주말이나 월요일(18일)께 정식으로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카페지기 중 한 명인 우석고 심규원 학생은 “세월호 참사가 점점 잊혀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12명의 학생이 조를 나눠 카페지기로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 군은 또 “시민들이 모르는 것과 알았으면 하는 것을 정리해 세월호 자료를 만들 예정”이라며 “많은 시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