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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5-08-11 20:59:45

메르스 대책, 학교휴업이 최선인가?


... 편집부 (2015-06-12 22:47:33)

메르스로 인해 대한민국이 불안에 휩싸였다. 그 불안감은 현실이 되어 환자와 사망자는 늘어나고, 당초에 안심해도 된다던 메르스에 관한 공식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모두 깨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불신을 자초했고, 보건당국에 대한 불신은 더 큰 불안을 초래한다. 특히 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계속해서 휴업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봤을 때 부모들의 염려의 정도를 가늠할 듯 하다.

주거지 부근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기라도 하면 앞다투어 학교에 문의전화와 항의를 하고, 학교는 휴업을 결정한다.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메르스와 관련 있는 아이가 다니던 학원과 그 일대 유치원까지 휴원하는 실정이다.

여기에서 우린 이 휴업이 과연 최선의 선택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메르스 환자를 진료했던 의사의 자녀가 다니는 A초등학교는 긴급회의를 통해 휴업을 결정하고 학생들의 보호자에게 결정사항을 통보했다.

일터에 있다가 갑작스러운 휴업결정을 듣고 자녀를 데리러 집으로 간 어떤 엄마는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면서 아파트 내 풍경에 잠시 당황했다고 한다.

갑자기 등교를 하지 않게 된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혹은 아파트 일대를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연락을 받고 아이들을 데리러 올 부모를 기다리는 아이도 있겠고, 보호자의 손을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는 아이도 있을 것이고, PC방과 기타 놀이시설로 향할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엄마 역시 맞벌이 가정의 여성으로, 갑자기 전화를 받고 직장에 외출을 끊고 부랴부랴 집으로 아이를 데리러 온 길이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된다. 갑작스런 휴업으로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한 부모는 결국 직장으로 아이를 데려간다. 메르스 전염에 대한 예방 차원에서 휴업을 결정했으나 결국 그 아이는 맡길 곳을 찾을 때까지 엄마와 함께 직장을 다녀야 하는 것이다.

엄마의 직장은 학교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된 학교가 안전을 위해 휴업을 했는데, 휴업한 학교의 학생이 엄마 손을 잡고 따라 간 엄마의 직장이 학교라는 이 상황은 정말이지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오전에 내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도 휴원을 권고하는 공문이 하달됐다고 연락이 왔다. 아이들은 모두 쉬고 부모는 쉴 수 없어 제대로 된 보육이 이루어질 수 없는 이 상황에 불편함을 감출 수 없다.

맡길 만한 곳이 없는 나는 아이들과 함께 출근해야할지 돈을 주고 사람을 써야 할지에 대해 고민에 빠져 있다.

과연 이 휴업이 우리 아이들의 안전을 얼마나 지켜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어서 빨리 메르스의 공포에서 해방되어 내 이웃에게 애꿎은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이 멈추길 기원한다.

※ [편집자 주] 지난 9일 전북 도내 ‘메르스 휴업’ 학교는 118곳이었고, 12일에는 122곳이었다. 그 전에 휴업 학교가 빠르게 늘던 것에 비해 증가세가 많이 둔화된 것이다. 하지만, 도청 소재지인 전주에서는 휴업 학교가 오히려 점차 늘고 있다. 8일 3곳뿐이던 휴업 학교는 9일 11곳, 12일 30곳으로 늘어났다. 사립유치원은 전주의 경우 12일 현재 80곳이 휴원 중이다.